금감원 "하반기 기본자본 규제 구체안 마련…롯데손보 자본확충 긴밀히 협의"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작년 말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악화하고, 1분기 잠정 순이익도 15% 넘게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건전성과 관련해 자본 규제를 합리화하는 한편 최근 논란이 된 롯데손해보험[000400]의 후순위채 조기상환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이른 시간 안에 정상화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회사의 지급여력 비율(K-ICS)은 206.7%로, 전 분기말(218.3%) 대비 11.6% 하락했다. 이는 전년 말(232.2%) 대비해서는 25.5%p 하락한 수치다.
생보사는 203.4%로 전 분기말 대비 8.3%p 내렸고, 손보사는 211.0%로 16.0%p 내렸다.
사별로 보면 ABL생명(153.7%), 푸본현대생명(157.3%), 롯데손보(154.6%)가 감독기준인 150%를 간신히 넘겼고, MG손보는 4.1%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K-ICS 비율 하락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가용자본이 감소한 반면, 새 회계제도 상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의 판매를 확대하면서 요구자본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경과조치 후 K-ICS 가용자본은 248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조8천억원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120조원으로 1조5천억원 증가했다.
작년까지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쓰던 보험사 실적도 주춤해졌다.
보험사 당기 순이익은 작년 14조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 잠정 순이익은 4조1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자본증권 발행 등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사 자본규제 감독기준인 K-ICS비율 150%를 130%로 합리화하기로 하고,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입법 예고 중이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자본규제 합리화를 늦지 않게 시행할 예정"이라며 "(자본의 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도입도 하반기 중에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거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부채평가 할인율 현실화, 시장금리 하락, 환율·주가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자본 적정성이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중점적으로 리스크를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리나 환율 등 시장가격 변동에 대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이나 안정성을 저해하면서 CSM 확보를 위한 단기 실적 위주의 경쟁이 일어나는지 유의해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138040] 부회장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들의 장기손해율 회계 정합성이 70%에 그친다며 제도개선 필요성을 역설한 데 대해서는 "일부 회사가 단기 성과를 위해 장기적인 안정성 훼손을 감수하고 있다"며 "여러 문제점 중 하나를 지적해준 부분이고, 업계와 논의해 필요한 보완 조치가 준비되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조기상환 보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롯데손보도 주주와 협의해 구체적인 계획을 설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이른 시간 안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손보 경영실태평가 결과는 5월 말이나 늦어도 6월 중에는 마무리 될 것"이라며 "다른 보험사들의 올해 신종자본증권 만기 도래 현황도 모니터링하고 있고, 대부분 회사들이 법정 상환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차환이나 상환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본 적정성 부문의 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를 받으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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