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군 특수부대 경험·스페인어 능통…안보 문제에 초점 맞출 듯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 소탕을 요구하며 멕시코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로널드 존슨 주멕시코 미 대사가 15일(현지시간) 부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존슨 대사는 트럼프 1기 시절 엘살바도르 대사를 지낸 인물이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1980년대 초 파나마에서 복무했고 엘살바도르 내전 당시 때는 현지에서 전투 작전을 지휘한 경험도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도 20년 이상 재직했고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엘살바도르 대사 재직 시절에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과도 친분을 쌓았다.
이런 이력에 대해 FT는 직업 외교관이나 정치인 등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미국 대사와는 다른 면모지만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경험을 중시하는 트럼프 외교정책 라인의 추세에는 부합한다고 짚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멕시코 대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존슨 대사는 지난 3월 청문회 당시 '미국이 멕시코의 동의 없이도 마약 카르텔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멕시코와 협력을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미국은 마약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군사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향후 존슨 대사의 우선순위도 그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주대화(Inter-American Dialogue)의 릴라 아베드 멕시코 프로그램 국장은 "그의 주요 관심사는 안보와 펜타닐, 조직범죄, 이민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멕시코 전문가들은 군사 개입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내면서도 존슨 대사의 안보 전문성이 양국 관계에서는 유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비치고 있다.
헤로니모 구티에레스 전 주미 멕시코 대사는 존슨 대사에 대해 "그는 엘살바도르에서도 실질적이면서도 신중했다"며 "마가(MAGA·미국을 위대하게) 이념가보다는 안보 전문가가 낫다"고 평했다.
구티에레스 전 대사는 "멕시코와 미국은 안보 협력에 있어서 심각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존슨과 같은 배경을 가진 대사가 멕시코 안보 기관과 원활하게 소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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