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해외직접투자, 국내 첨단 제조업 생산·수출에 긍정적"

"수평적 해외직접투자, 국내 첨단 제조업 생산·수출에 긍정적"
상의 SGI 분석…투자 후 1∼3년 평균 생산 0.05%↑ 수출 0.16%↑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해외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 위한 수평적 해외직접투자(FDI)가 국내 첨단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2일 발표한 '한국의 수평적 해외직접투자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수직적 해외직접투자가 해외 공장을 통해 생산 공정을 분업하는 방식이라면, 수평적 해외직접투자는 현지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구조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업계의 미국 공장 건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투자 확대 발표 등이 대표적인 수평적 해외직접투자 사례다.
첨단 제조업을 포함하는 고기술 제조업은 수평적 해외직접투자 금액이 1% 늘면 투자 후 1∼3년간 평균 생산은 0.05% 늘고 수출은 0.1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저기술 제조업의 미국 투자의 경우 오히려 유의한 수준의 부정적인 생산 효과가 나타나 기술 수준에 따른 차별화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SGI는 짚었다.

박가희 SGI 연구위원은 "수평적 해외직접투자가 제조업 생산 기반을 약화하는 산업 공동화를 초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과 수출 활동을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종별 특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면 관세 부담을 완화하고 국내 생산과 수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 해외직접투자 중 수평적 해외직접투자 비중은 2010년 52.5%에서 2024년 62.8%로 상승했다. 특히 수평적 투자 중 미국 비중은 63%에서 87.3%로 뛰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평적 해외직접투자의 증가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반도체법 등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등을 통해 자국으로의 기업 이전을 적극 유도해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SGI는 진단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익과 이자수익 등이 본국으로 환류되면 본원소득수지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새로운 경제구조 전환의 관점에서 수평적 해외직접투자의 확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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