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서 금리 인하기에 매력 부각…청년 3명 중 1명꼴 가입
尹정부 간판 정책 '꼬리표'는 부담…정책 손질 불가피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연 9%대 금리'를 내세운 청년도약계좌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청년도약계좌는 금리 인하기에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되면서 올해 들어 가입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핵심 청년 상품으로 꼽히는 만큼 새 정부 출범 시 일정 부분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 흥행 저조했는데…이달 가입자, 연말 대비 5.6배↑
25일 금융당국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지난 22일 기준 누적 200만2천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2023년 6월 상품 출시 후 약 2년 만에 누적 가입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가입 가능한 청년 추산 인구(600만명)의 33.4%에 달한다.
청년 3명 중 1명꼴로 가입한 셈이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원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은행 이자에 정부 기여금까지 최대 5천만원 목돈을 쥘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금융 상품이다.
출시 초반 가입자가 적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올해 들어 정부 기여금이 확대되면서 수익 효과가 기존 연 최대 8.87%에서 9.54%까지 늘어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하루 평균 신청 인원은 2만4천100명(총 신청인원 21만7천명, 신청기간 9일)으로 집계됐는데, 작년 말 하루 평균인 4천300명(5만6천명, 13일) 대비 5.6 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적금 금리가 작년 말 3.2%, 지난 3월 말 3.0%에 그치며 청년도약계좌 금리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00만번째 가입자인 회사원 박수연(25)씨는 "무엇보다 금리가 높았고 정부 기여금, 신용평가 가점 부여 등 가입 혜택이 다양한 점도 매력적이었다"며 "아직 사회 초년생이지만 향후 내 집 마련 등 삶의 중요 이벤트가 있을 때 청년도약계좌로 만들어 둔 목돈을 자금에 보태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 새 정부 출범 앞두고 투자형 상품 개발 동력은 '시들'
청년도약계좌가 최근 흥행하고 있지만 새 정부 출범 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 정책 상품으로 꼽히는 만큼 차기 정부에서 일부 손질이나 새 정책상품으로의 '갈아타기' 유도 등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 가입자가 300만명 수준에 달할 경우 연간 필요 예산은 6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새 정부에서 이러한 예산 반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예산을 받아놓은 게 있기 때문에 운영이 계속될 것"이라며 "가입자들에게 약속했던 조건은 유지되거나 더 좋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구조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 투자형 청년도약계좌 출시 여부 및 공개 시점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올해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투자형 청년도약계좌를 검토한다고 밝히고 목표 공개 시점을 하반기로 설정했지만, 기류가 바뀐 것이다.
기존 청년도약계좌는 매달 돈을 넣어 목돈을 만드는 적금형인 데 반해 '청년도약계좌 시즌2'로 불린 투자형 상품은 종잣돈을 기반으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알려졌다.
sj9974@yna.co.kr
[표]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 추이
(단위: 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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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년월│신청기간│신청인원│일평균인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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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월│10일│7.2 │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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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월│7일 │5.0 │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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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월│10일│8.8 │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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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월 │6일 │6.1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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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월 │11일│6.6 │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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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월 │13일│5.6 │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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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월│7일 │16.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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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월│10일│2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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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월│9일 │15.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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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월│9일 │14.5│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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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월│9일 │21.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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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금융위, 서민금융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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