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내정…온플법·갑을관계 방향 주목
하도급·기술탈취 중심 대기업 규율 강화 전망…조직 확대도 과제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주병기(56)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13일 내정되면서 국정과제인 '협력과 상생의 공정경제' 조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플랫폼 갑질'과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을 막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과 같은 '을'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시장 생태계를 재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반발하는 온플법 제정이 첫 시험대 될 듯
주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이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전략 중 하나인 공정경제 분야 정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기도 한 만큼, 현 정부 정책 기조에 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정철학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도급 문제와 담합, 내부거래 등 고질적인 불공정을 타파하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라는 국정 철학을 치밀하게 구현할 경제검찰의 새로운 수장 후보자"라고 평가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입법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내·외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 독과점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는 법을 도입해 시장의 자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와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법안 마련을 우선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법 제정의 방법론은 주 후보자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온플법 제정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플법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법(독점규제법)과 갑을관계를 다루는 법(공정화법)으로 이원화해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반발하는 독점규제법은 잠시 멈추고, 소상공인들을 위한 공정화법을 먼저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구체적인 방향성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 하도급 갑질·기술탈취 규율에 몸집 키우며 대기업 정책도 강화할 듯
주 후보자는 '갑을 관계' 개선에도 역량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미지급하거나, 산재 사망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특약을 맺는지 집중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취임 첫 국무회의에서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업체에 인건비 등 대금 미지급이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탈취 근절도 중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향후 한국 경제의 씨앗이 될 혁신기업의 핵심 기술을 대기업이 가로채는 갑질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주 후보자는 사건 적발, 처벌, 피해 구제까지 아우르는 다층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 재벌이나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율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후보자는 지난 2022년 언론 기고에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두고 "재벌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주장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재벌과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 하도급 관계에서 일어나는 불공정한 이익 배분과 기술 탈취가 지속되는 한 고용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갑을 관계 규율 강화와 관련해서 인력 확충과 조직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공정거래 사건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도록 직원이 부족한 공정위 인력 문제 등에 협조를 부탁한다"며 직접 지시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공정 경제 실현을 하기엔 일손이 모자란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공정위 조직은 현재 600여명 규모다.
구체적으로 갑을 관계 사건이나 신고사건 처리를 위한 갑을관계 전담국·경인사무소 신설,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하는 플랫폼국이나 경제분석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경제분석국 설치 등이 거론됐다.
일각에선 중장기적으로 공정위의 기능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라는 시각에서 조직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 후보자는 이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조직을 신속히 장악해야 한다.
그동안 일부 교수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 없는 위원장들은 조직 운영과 실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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