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포함 AI 반도체 수출 통제가 협상 쟁점
하반기 실적, HBM 중국 수출 및 엔비디아 실적에 달려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오는 12일까지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관세 휴전' 협정 기한이 90일 더 연장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협상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는 미중 무역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상반기 SK하이닉스[000660]에 메모리 1위 자리를 뺏기며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엔 HBM의 중국 수출 재개와 엔비디아 대량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에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납부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금지했던 엔비디아의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최근 재개하는 등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고삐를 조금씩 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관세 휴전' 상태로, 고위급 회담을 이어오며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엔비디아의 H20 수출 재개로 삼성전자의 HBM 대량 납품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필요한 HBM 물량이 늘어나면서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납품을 앞당길 수 있단 분석이다.
앞서 리서치업체 번스타인은 올해 초 수출 통제 조치가 시행되기 전 상황을 기준으로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 약 150만 개의 H20 칩을 판매해 약 230억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H20 업그레이드 버전(H20e)에는 SK하이닉스의 HBM3E 8단이 탑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HBM의 중국 수출 재개도 여부도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중국 화웨이 등에 구형 HBM을 대거 수출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HBM 매출 중 중국 비중은 약 20%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상무부 수출통제 품목에 HBM을 추가하며 중국 수출길이 전면 막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 이전 분기 대비 17% 감소한 19조1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HBM 수출 재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AI 굴기' 목표를 위해서는 AI 가속기 제조에 필수적인 HBM이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 측이 HBM 수출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HBM의 중국 수출이 다시 허용되면, 삼성전자도 HBM 매출을 상당수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흥행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의 숙원인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 시점도 달라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오는 27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주요 포인트로 지난 4월 출시한 블랙웰 관련 매출, 신제품 루빈의 성능 이슈 문제, 중국용 H20 칩 출시 일정 등이 꼽힌다.
특히, 블랙웰 가속기에는 HBM3E가 탑재되는데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해당 칩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HBM3E 납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웰 매출과 수요 전망에 따라 1년여간 끌어온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양산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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