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기 일당 잇단 적발…증권사는 주의 요구 공지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황철환 고은지 기자 = 최근 고수익을 미끼로 한 해외선물 리딩방 피해가 잇달아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 및 수사당국에 따르면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생상품의 일종인 해외선물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대화방을 보게 됐다.
해당 대화방에서 참여자들이 여러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데다 일부는 실제 이익을 거뒀다며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는 것을 본 A씨는 이들이 제공하는 투자 프로그램에 돈을 내고 가입하게 됐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가짜였고 대화방 참여자들은 피해자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사기단의 '바람잡이'였다.
B씨는 한 단체 대화방에서 진행하는 퀴즈 이벤트에 참여해 당첨 상품으로 수십만원 상당의 선물 거래 포인트를 받았다.
포인트 사용을 위해 선물 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한 B씨는 투자를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실제 선물 거래 시장의 차트가 보였고 투자금을 입금하면 화면에 반영도 돼 허위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가짜였고 B씨가 입금한 돈은 대포 계좌로 입금돼 사기단에 넘어갔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선물 리딩방 가입을 유도한 뒤 그럴듯하게 꾸민 허위 앱이나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돈을 가로챈다는 점이다.
인터넷 카페에서도 이러한 사기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올라오자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
지난달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불법 투자 리딩방 일당 4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181명으로부터 해외선물을 미끼로 20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도 지난달 금 해외선물을 빌미로 120명으로부터 102억원을 챙긴 일당을 적발하기도 했다.
증권사도 자사 직원을 사칭하는 리딩방 사기가 잇따르자 투자자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공지문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직원의 명의는 물론 사진까지 도용해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법조계에서는 리딩방 피해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정식으로 등록된 투자 자문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종욱 제이씨엘파트너스 변호사는 "선물 거래는 일반 주식 투자보다 위험성이 높지만, 범죄자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우리는 선물 거래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들' 등의 말로 속여 피해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초기에 피해자들에게 수익금 일부를 돌려주는 등 2∼3주 시간을 두고 신뢰를 쌓은 뒤 거액을 편취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 자문사로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인지, 홈페이지에 사업자 등록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업체명과 입금 계좌명이 다를 경우 리딩방 사기로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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