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연구원 보고서…개조 가능한 저가 전기 픽업트럭 출시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가 추진하는 실용적 소비와 맞춤형 제조 트렌드를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 '트렌드에 역행하는 기업, 슬레이트 오토'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슬레이트 오토는 최소 기능과 모듈형 구조를 갖춘 전기 픽업트럭 '슬레이트'를 2만달러 중반대 가격으로 내년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슬레이트는 타사 차량과 달리 고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제외하고, 운전에 필수적인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만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슬레이트 기본 모델은 대형 터치스크린이나 내장 오디오 등을 장착하지 않았다. 또 한국 SK온이 생산한 52.7kWh의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150마일(241㎞)을 주행할 수 있다.
모듈형 설계인 슬레이트는 기본적으로 2도어 2인승 픽업트럭이지만 플랫폼 위 어퍼바디를 장착해 5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상용차로 개조가 가능하다.
보고서는 슬레이트는 PBV(목적기반모빌리티)와 같은 실용성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미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차량 개조 아이디어가 공유되면서 사전 계약서가 10만건을 넘은 것이 그 예다.

보고서는 슬레이트 오토가 틈새시장인 소형 픽업트럭 부문에 집중하되 신차 가격 상승세에 역행하는 저가 전략과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전략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가 모델로 수익성을 추구하지만, 전기차 저비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완성차업체들과 다른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생산 공정을 단순화해 저비용 구조를 달성하고, 모듈러 설계로 사후 하드웨어 업데이트·개인화 가능성을 연 슬레이트 오토의 사례를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액공제가 종료되고,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이 양산과 수익화에 이르지 못한 점은 부담이다.
보고서는 "슬레이트 오토는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복잡함보다 단순함, 압도적 기능보다 친숙함을 내세워 주류 트렌드에 역행했다"며 "이는 자동차 업계의 고민에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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