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바람 패턴 변화가 원인 추정…어업·해양 생태계 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매년 초 중앙아메리카 파나마만(GOP)에서 영양분이 풍부하고 차가운 심해수가 솟아올라 표층수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냉각 효과를 일으키는 용승 현상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STRI) 에런 오데아 박사팀은 2일 지난 40년간의 파나마만에 대한 위성 관측 자료와 현장 측정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 40년 만에 처음으로 용승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어업과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열대 용승 시스템이 점점 취약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관측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구 열대 지역에 대한 해양-기후 관측과 예측 능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중앙아메리카 해양에서는 건기인 1월부터 4월 사이에 북동 무역풍이 불면서 파나마만에서는 매년 바다 깊은 곳의 차갑고 영양분이 풍부한 물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승현상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용승 현상은 인근 해역의 어업 생산성을 높이고, 바닷물을 냉각해 산호초를 열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등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파나마 태평양 해변 바다가 여름 휴가철에 시원한 것도 이 현상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1985~2025년 위성 기반 해수면 온도(SST) 기록을 분석해 용승의 시작과 지속 기간, 강도를 계산하고, 1995~2025년 현장 수온 기록과 연구 선박을 이용한 수온-염분 수직 분포를 확보해 해수층 구조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 중 처음으로 올해 1~4월 파나마만에서 용승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 기간에 매년 나타나던 수온 하강 현상과 어업 생산성 증가 현상 역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용승은 매년 1월 20일께 시작돼 평균 66일간 지속되고 수온도 19℃(최저 수온 14.9℃)로 내려갔으나 올해에는 42일 늦은 3월 4일에야 수온이 처음으로 25℃ 이하로 내려갔으며 최저 수온도 23.3℃에 그쳤다.
수온 구조도 지난해까지는 3월에 차가운 물이 표층에 올라오는 정상적인 용승 구조가 나타났으나 올해에는 3월에 강한 층화(stratification) 현상을 보이면서 깊은 바닷물이 위로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지역의 바람 패턴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파나마 해역의 해상 풍속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람 패턴 약화로 인해 올해 용승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기후 교란이 수천 년간 연안 어업 공동체를 지탱해온 근본적인 해양 과정을 얼마나 빠르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다만 보다 정확한 원인과 어업과 주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밝히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Dea, Aaron et al., 'Unprecedented suppression of Panama's Pacific upwelling in 2025', https://doi.org/10.1073/pnas.251205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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