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광적인 反트럼프" 비난 뒤 정보위 민주당 간사 NGA 방문 취소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곳곳에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그의 지적 후 민주당 상원의원의 정보기관 방문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연방의회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이번 주 버지니아주에 있는 국가지리정보국(NGA) 본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워너 의원 측에 방문 취소를 통보하고, 의회 인사의 군사 정보시설 방문에 대한 새로운 요건을 부과했다.
NGA는 정찰위성 이미지를 포함한 지리 정보를 토대로 외국 군대의 활동과 테러 단체들의 동향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기관이다.
당초 워너 의원은 이번 방문에서 프랭크 휘트워스 NGA 국장과 면담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한 위성 이미지 분석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루머는 지난 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워너 의원을 비난하며 "왜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광적인 반(反)트럼프 민주당 상원의원이 NGA를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나"라고 지적했다.

루머는 그러면서 "분명히 많은 '딥스테이트'(연방 정부 내 기득권 집단) 행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트럼프를 해하는 일을 하도록 정보 당국이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난글이 올라온 뒤에 워너 의원은 방문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이다.
워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행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정보기관에 대한 의회의 감독 역할을 강조하며 "정보가 행정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잠재적으로 조작되거나 왜곡된다면"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방문 계획은 대외비였다며 '선동적인 블로거' 루머가 이 일정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루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우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여론을 주도하는 유튜버로, 행정부 내 각종 인사 등에 개입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국(NSA) 소속 일부 인사들을 축출하는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루머는 여러 정보기관 인사들의 충성심에 의문을 제기해왔다"며 "이번 방문 취소는 정보기관에 대한 루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고 지적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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