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액 연초 대비 8위→3위 '껑충'…고도 AI 서비스 붐에 주가 2배 이상↑
'고평가 등락 리스크' 우려도…국내 증시는 호황에 투자자예탁금 71조 넘어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대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주요 미국 주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팔란티어 주식 값어치(보관액)는 지난 10일 기준 58억5천만달러(8조1천329억원)에 달해,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이어 보관액이 세 번째로 많은 외국 주식으로 집계됐다.
올해 연초 팔란티어의 보관액 순위는 8위였는데 불과 9개월 만에 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보관액은 23억달러에서 약 2.5배 불어났다.
팔란티어는 군, 정부, 기업, 정보기관 등에 고도 AI 서비스를 파는 회사다. 조직 내의 방대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특이 패턴을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군대에서는 AI가 군수 물자와 무기 현황을 고려해 적을 최소 비용으로 타도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기업에서는 물류·생산 과정과 인력 배치 등을 최적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팔란티어는 2003년 설립돼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미군에 첩보 분석 도구와 전술 AI 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알짜' 방위산업 업체로 기반을 다졌고, 이후 고객군을 크라이슬러와 에어버스 등 민간 기업으로 대거 넓혔다.
국내에선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와 삼양식품[003230] 등 회사가 팔란티어 시스템을 쓴다.
팔란티어를 향한 투자 열기는 기술력과 사업적 우위가 뚜렷한 데다,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뒷받침하는 '기간 사업자'로서의 특이한 위상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팔란티어는 지난 달 미 육군과 향후 10년간 최대 100억달러(13조8천억원)의 계약을 맺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국방부 소프트웨어 계약 중 하나를 성공시켰다.
팔란티어의 주가는 작년 말 75.63달러(10만5천원)이었다가 12일 기준 164달러(22만7천원)로 갑절 이상 올랐다.
올해 2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매출 10억달러를 넘겼고 주당 0.16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단 팔란티어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적잖다.
기업의 적정 몸값을 가늠하는 잣대인 주가수익비율(PER)이 550배에 달해 AI 회사들의 통상치인 20∼30배 수준을 까마득하게 초월한 상태고, AI '거품' 우려의 확산 같은 악재에 쉽게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의 서영재 연구원은 "현재 팔란티어 주가는 회사가 앞으로 6∼10년 고성장을 거듭한다는 가정을 해야 설명이 되는 수준이며, 멀티플(배수)이 높은 만큼 시장 변동성에 따른 등락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단 서비스의 효용성이 뛰어나 정부와 기업이 안 쓰기가 어려운 상품인 만큼, 향후 실적은 계속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토스증권의 이영곤 리서치센터장은 "팔란티어의 주가는 B2B(기업대상) AI 서비스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봐야 한다"며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지만, 팔란티어가 해당 시장에서 계속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 주(9월5일∼11일) 사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엔비디아로 1억3천400만달러(1천872억원) 어치가 결제됐다.
2위는 팔란티어로 주간 순매수액이 6천300만달러(876억원)이었고,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전략 비축하는 기업 '비트마인'이 6천100만달러(851억원) 어치가 순매수돼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는 등 호황이 본격화하며 한 주 사이 증시 대기 자금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64조9천795억원이었다가 10일 70조5천906억원으로 치솟았고 11일에는 71조118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으로, 통상 주가 상승의 기대감에 비례해 늘어난다.
다른 증시 기대 지표인 '빚투'(빚내서 투자)도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한 주 사이 22조2천209억원에서 22조4천362억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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