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팩토리' 기반해 노이어 클라쎄 첫 양산품 제작…배터리 자체 생산
가상공장 등으로 생산공정 간소화…100% 재생에너지만 사용

(데브레첸[헝가리]=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 9일(현지시간) 헝가리 제2 도시인 데브레첸 시내에서 20분가량 차를 타고 들어가니 한눈에도 대규모 공장임을 알 수 있는 하얀색 건물들이 나타났다.
이곳은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의 첫 양산품 '뉴 iX3'가 처음으로 생산될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이다.
총 400만㎡ 부지에 4개 플랜트로 구축된 데브레첸 공장은 BMW그룹의 미래 생산 전략인 'i팩토리'에 기반한 첫 공장으로, 8만명 이상을 고용해 총 250만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BMW AG 생산 담당 이사회 멤버 밀란 네델코비치는 "i팩토리에 입각해 설계된 데브레첸 공장은 자동차 제조의 새로운 시대를 알릴 것"이라며 "린 생산(소비자의 반응을 반영해 생산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제조 방법)과 지속가능성, 디지털화, 인재가 4가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장을 찾은 전 세계 기자 100여명에 가장 처음으로 공개된 곳은 고전압 배터리 플랜트였다.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는 배터리를 바닥의 구조체로 통합시킨 '팩 투 오픈바디' 콘셉트에 기반하고 있다. 그런 만큼 배터리 자체 생산은 필수적이다.
전 세계 BMW 공장 중 6세대 고전압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곳은 데브레첸 공장이 처음이다.
스벤 요흐만 데브레첸 공장 배터리 생산 책임자는 "배터리를 생산해 바로 조립 라인에 공급하는 체계"라며 "별도의 공급 창고가 필요하지 않은 구조"라고 전했다.
플랜트 안에 들어가니 투명한 플라스틱 랩 안에서 노란색과 검은색을 띤 로봇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데브레첸 공장은 배터리 플랜트를 포함해 모든 공정에서 '가상공장(Virtual Factory)' 시스템을 적용한다.
과거 실제 환경에서 수정과 시험을 반복했던 작업을 디지털 가상 복제 공간에서 시뮬레이션 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이는 비용을 30% 줄일 수 있을뿐더러 생산과정도 간소화했다.

이어 데브레첸 공장의 가장 핵심인 조립 플랜트를 찾았다. 이곳은 공장 직원 중 가장 많은 1천500명이 배치된 곳이다.
BMW는 조립 플랜트를 포함한 데브레첸 공장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의 설계인 '손가락 구조(finger structure)'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부품의 80%를 조립 라인의 정확한 위치로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플랜트 내부에 들어가니 조립 지점까지 배터리를 운송하는 자율주행 토잉 차량과 소형 부품을 조립 라인에 자동 운반하는 AGV(무인운반차)가 눈에 띄었다.
내부와 외부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한 디지털화로 물류 작업은 물론 품질검사 등의 공정도 자동화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특히 조립 플랜트에서는 자동차공장이라면 으레 있어야 할 컨베이어가 보이지 않았다. 플랜트 내는 매우 한산한 느낌이었는데 모듈화, 연결 및 배선 부품 설치 간소화로 공정을 대폭 간소화한 덕분이었다.
이날 BMW는 기자들에게 뉴 ix1과 뉴 ix3에 들어가는 와이어 하네스(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선을 하나로 묶은 것)를 비교하는 시연도 진행했다. iX3에 들어가는 와이어 하네스의 길이가 눈에 띌 정도로 짧고, 얇았다.
BMW는 이와 관련, "분리 복잡성을 간소화해 제품 생산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도장 플랜트는 데브레첸 공장의 지속가능성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데브레첸 공장은 100% 재생에너지 전력만 사용하는 BMW 그룹 최초의 공장으로, 이에는 도장 플랜트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
도장 시설은 최대 180도에 달하는 고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스를 사용한다. 하지만 데브레첸 공장은 석유나 가스 등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생에너지원 전력만 이용한다.
그 결과 CO2e(이산화탄소 환산량·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를 최대 1만2천t까지 줄일 수 있고, 차 한 대 생산 시 CO2e 배출량은 90%가량 감소한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대신 공장 내 50만㎡ 규모로 조성된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전기가 공급된다.
데브레첸 공장의 태양광 패널 주위로는 8천그루의 나무들이 심겨 있었다. 그 주위로 벌이나 동물들이 돌아다닌다고 네델코비치 생산 담당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도장 플랜트에는 에너지 회수 시스템도 적용돼 최대 10%의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도 가능하게 했다.

이 밖에도 BMW가 자체 개발한 IT 플랫폼 AIQX(AI 퀄리티 넥스트)를 통한 품질 공정 자동화와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미국 등에서 온 2천명이 넘는 직원들도 인상적이었다.
데브레첸 공장장 한스-피터 켐저는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공장에서 가장 간소화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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