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SA 전환 강조…AI·네트워크 상호 보완성
"통신사 해킹, 한국만의 문제 아냐" 경고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에만 치중할 경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아 AI가 가진 강점들이 제대로 구현될 수 없습니다"
시벨 톰바즈 에릭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이태원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통신시스템 전문가인 톰바즈 대표는 스웨덴 KTH 왕립공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14년 에릭슨 본사에 합류했다. 클라우드와 5G RAN(무선접속망) 제품 라인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에릭슨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5G 비단독(NSA) 모드에서 독립모드(SA)로의 전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한국은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지만, 여전히 4G(LTE)와 병행하는 NSA 방식을 주로 쓰고 있다.
NSA는 속도는 빠르지만 5G 설계의 핵심 기능인 초저지연, 대규모 단말 연결, 맞춤형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톰바즈 대표는 "5G SA 기반 인프라 투자는 2030년 6G 상용화를 준비하는 데 필수"라며 "국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투자 열풍 속에서도 네트워크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AI와 네트워크 투자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며 "5G SA 투자가 이뤄져야 AI 활용 사례가 넓어지고, 특히 AI와 SA가 함께할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릭슨의 기술 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5G SA 코어는 이미 구축돼 있으며 6G까지 지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췄다"며 "무선 장비 역시 상용망에서 검증된 경험을 통해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톰바즈 대표는 최근 이어진 통신사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해킹과 보안 침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위험성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가 핵심 인프라인 통신사가 해커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에릭슨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를 적용해 모든 제품군을 검증하고, 다단계 인증과 실시간 위협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릭슨은 서드파티 보안 취약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엔드 투 엔드'(E2E) 차원의 통신사 특화 기능을 담은 '에릭슨 시큐리티 매니지먼트'(ESM) 솔루션도 출시한 바 있다. 자사뿐 아니라 타사 장비와도 호환돼 보안 누수를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한편 톰바즈 대표는 한국 시장을 "본사 임원 모두가 한 번쯤 일하고 싶어 하는 곳"이라며 "다른 나라보다 빠른 추진력을 보이는 역동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임 초기 통신사 사고와 정권 교체 등 불안정한 시기가 있었지만, 혁신에 대해 이 정도의 열정을 가진 시장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6G와 정부 주도 이니셔티브를 실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톰바즈 대표는 정부와 통신사에 대한 제언으로 스펙트럼(주파수) 정책, 기술 협력, 수익화 방안 모색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통신사가 5G든 6G든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특정 대역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통신사·장비업체·정부 당국이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기술적 난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은 앞으로 지금과 전혀 다른 기기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연결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열린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inz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