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 기대…美 관세에 자동차 역성장 우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미국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등 주력 품목 호조에 힘입어 오는 4분기 수출기업 체감경기는 전 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1천13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10∼12월)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1.4로 1년 만에 100을 넘었다고 25일 밝혔다.
E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전 분기보다 전망이 악화했음을, 100을 웃돌면 전망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지수는 지난해 4분기 103.4를 나타낸 후 올해 3분기까지 계속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다만 3분기 들어 세계 경제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오는 4분기 지수가 4개 분기 만에 기준선 이상을 회복했다.
항목별로 수출단가(111.5), 수출 상담·계약(111.1), 설비 가동률(104.3) 등이 기준선을 상회했다.
수입 규제·통상마찰(83.7), 제조원가(86.8) 등은 악화가 예상됐다.
조사 대상인 15개 품목 중 반도체(145.8), 무선통신기기·부품(119.2), 선박(110.3) 등 6개 품목의 경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며, 메모리 단가 회복과 견조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4분기에도 수출 호조가 기대됐다.
선박도 한미 무역 협상에서 나온 '마스가'(대미 조선 투자·협력 프로젝트)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밝은 전망이 제시됐다.
반면 미국 관세 영향을 받는 자동차·자동차부품(69.3)과 중국과의 경합이 심화한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62.4) 등 9개 품목은 수출 부진이 예상됐다.
자동차의 경우 한미 무역 협상 후속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 측과 합의한 15% 관세 적용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여전히 기존의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은 미일 무역 협상을 먼저 마무리하고 지난 16일부터 한국보다 10%포인트 낮은 15%의 자동차 관세로 교역 중이다.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24일(현지시간) 15%의 관세율을 확정하고, 지난 8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수출기업들은 주요 애로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15.7%·이하 복수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4.2%), 바이어(구매자)의 가격 인하 요구(12.8%), 수출 대상국의 수입 규제(12.5%) 등이 뒤를 이었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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