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후 라다크 일부 지역 통행금지…모바일 인터넷도 중단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최근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인도 연방 직할지 라다크에서 자치권 요구 시위 중 5명이 숨진 가운데 이 시위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유명 활동가가 경찰에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경찰은 최근 인도 최북단 연방 직할지인 라다크 중심지 레(Leh) 지역에서 벌어진 자치권 요구 시위와 관련해 환경운동가 소남 왕축(59)을 체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로이터에 왕축이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체포됐다고 전했다.
앞서 인도 내무부는 지난 10일부터 라다크 자치권과 환경 보호 등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한 왕축이 도발적 발언으로 시위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왕축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면서 최근 벌어진 폭력 시위는 연방 정부를 향한 좌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한 라다크 시민단체의 변호사 무스타파 하지는 AFP에 "왕축은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경찰에 연행됐다"며 "(정확한) 혐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학자 출신인 왕축은 라다크에서 오랫동안 환경 운동과 교육 개혁 활동을 했으며 2018년에는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몬 막사이상을 받았다.
그의 삶은 인도 영화 '세 얼간이'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지난 24일 라다크에서는 자치권을 요구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인도 당국은 시위가 방화 등 폭력 사태로 번지자 레 지역 여러 곳에 통행 금지령을 내리고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도 차단했다.
히말라야산맥 북쪽에 있는 라다크는 해발 3천m가 넘는 고산지대다. 현재 30만명가량이 사는 이 지역은 한때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 폭넓은 자치권을 가진 잠무·카슈미르주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인도 연방정부는 2019년 8월 잠무·카슈미르주의 헌법상 특별지위를 박탈한 뒤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해 연방 직할지로 편입했다.
라다크는 또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인도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2020년에는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유혈 충돌을 벌여 20여명이 숨지면서 한동안 양국은 갈등을 빚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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