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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분리되는 기재부…'모피아' 위상은?

입력 2025-09-29 12:29  

[이코노워치] 분리되는 기재부…'모피아' 위상은?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모피아'(Mofia)라는 말은 과거 재무부(MOF·Ministry of Finance·현 기획재정부)와 마피아(Mafia)를 합친 말이다. 과거 고시·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정계와 재계, 금융권 등에 진출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우리 사회 내 특정 세력을 구축한 현상을 마피아에 빗대 비꼬는 용어다. 기재부 출신들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직부터 청와대 정책실과 경제수석 등의 자리를 차지, 국내 경제정책을 주도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금융 관련 공기업·단체 수장과 민간의 금융지주 회장 자리까지 싹쓸이하다시피 해왔기에 이런 호칭이 생겨났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정책 총괄 부서의 역할과 위상을 톡톡히 누려왔다. 경제정책의 핵심 수단인 예산과 세제를 틀어쥐고 경제부처는 물론 비경제부처 정책까지 조율하는 권한을 행사해왔다. 단순히 권한만 컸던 게 아니라 업무 능력과 책임감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밤새워 일하는 공무원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방대한 업무 경험과 기획·분석력을 토대로 국가 경제의 위기 국면마다 대응 정책을 주도하고 해결해왔다. '행정고시의 꽃'으로 불리며 행시 재경직 성적 1등이 당연히 지원하는 1등 부서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이런 엘리트 의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상을 만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에서 '78년 만의 검찰청 폐지'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기획재정부의 분리다. 지난 26일 법 통과로 내년 초부터 기획재정부는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되고 기재부 예산 기능은 국무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로 이관된다. 애초 민주당은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 기능을 떼어내 재정경제부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막판에 금융정책의 이관이 제외됨에 따라 재정경제부는 앞으로 경제정책 총괄과 세제 기능만 갖게 됐다. 막강한 예산기능을 뺏겨도 금융을 갖게 되면 그나마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었으나, 그마저도 무산됨에 따라 재정경제부의 위상과 기능은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재무부는 정권에 따라 예산·기획기능의 통합과 분리를 반복해왔다. 과거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으로 나뉘어있다가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고 1998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가 2008년 기획재정부로 다시 합쳐졌다. 역사 속에서 권한집중 견제 또는 업무 효율성 제고의 명분을 바탕으로 정권의 의지에 따라 이합집산을 반복해왔으니 기획재정부 분리가 생소한 이슈는 아니다. 이번 분리로 기획재정부 내부에선 권한 축소와 위상 하락에 대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다고 한다.

특정 부처의 위상과 권한은 공직사회 내부의 문제일 뿐 일반 국민에 와닿는 이슈는 아니다. 이유와 필요가 있어 정부 조직을 개편했다면 그 결정과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토대로 정부 업무의 효율성과 개편의 효과를 높이면 된다. 기획재정부의 분리가 '모피아의 폐해' 때문인지, 아니면 예전 '이재명 정책 반대' 때문인지는 정치적 공방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일 뿐이다. 향후 기획재정부 분리의 부작용이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총괄과 조율, 위기 시 긴급 대응 등의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의 무역 협상이나 저출산 고령화, 잠재성장률 하락 등 우리 경제의 엄혹한 현실을 생각하면 경제부처 조직이 하루빨리 안정돼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hoon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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