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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수도원장이 3억원어치 종교 유물 밀매 시도

입력 2025-09-29 17:49  

그리스 수도원장이 3억원어치 종교 유물 밀매 시도
경찰, 유물 중개인 위장해 현장서 체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그리스의 한 수도원장이 종교 유물을 밀매하려다 당국에 체포됐다.
그리스 경찰은 이달 초 펠로폰네소스 반도 칼라브리타 마을에 있는 메가 스필라이온 수도원의 수도원장을 체포했다고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다.
그리스 문화유산·고대유물 보호부 소속 경찰들은 한 성직자가 도난당한 종교 유물을 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들은 종교 유물 거래 중개인으로 위장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한 뒤 이달 초 이 수도원장과 직접 대면했다.
60대 수도원장과 그의 조수는 위장 경찰들에게 14점의 비잔틴 시대 성상과 1737년, 1761년 제작된 두 권의 복음서를 보여주며 20만 유로(약 3억3천만원)를 제시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즉시 이들을 체포했다.
수사 결과 수도원장이 판매하려 한 유물들은 이 수도원 소유가 아니었으며 교구 작성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원장은 이들 유물이 개인 소장품이며 당국 신고를 잊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유물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
메가 스필라이온 수도원은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 중 하나로, 절벽에 지어진 특이함 때문에 관광객과 순례자가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 수도사들은 오스만 제국에 맞서 저항 운동에 참여하고, 독립 전쟁(1821∼1829)에도 힘을 보탠 역사가 있다.
이 때문에 수도원장의 체포 소식은 지역과 교구에 큰 충격을 줬다.
교구는 이 수도원장을 즉시 해임하고 수도원 운영진을 전면 교체했다.
그리스에는 9천830개의 교회와 수도원이 있으며 대부분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외딴 지역에 있어 감시가 소홀하다. 이 틈을 노려 유물 밀매업자들이 손을 뻗는다.
그리스 교육·종교부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2023년 전국적으로 약 4천건의 절도나 기물 파손 사건이 기록됐다.
범행도 점점 대담해져 2023년에는 종 20개가 도난당했는데 일부는 무게가 800㎏에 달하는 것도 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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