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금산분리 일부 완화 언급에 지주사도 강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2일 인공지능(AI) 수요 급증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오르며 장 중 신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49% 오른 8만9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9만3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527억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약 18억원 늘어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포함해 삼성전자 주식을 15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외국인 비중은 51.52%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도 9.86% 상승한 39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장 중 40만4천5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국가 대표' 기업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중소형 장비 업체의 주가도 올랐고 'KRX 반도체' 지수 역시 5.07%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장 중 '9만 전자'를 탈환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8만3천원대에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했다는 40대 회사원 김모 씨는 연합뉴스에 "장중 9만원을 넘으면서 그간의 가슴앓이가 한 방에 치료되는 기분"이라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당장 삼성전자 주식을 팔기보다는 더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가 급등은 AI 수요 급증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오픈AI의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 일환으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는 오픈AI가 추진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트먼 CEO는 삼성과 SK를 "특별한 파트너"라 표현하며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 우리가 얻은 이득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전날(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8.9% 급등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1% 오른 것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민국 정부와 오픈AI-스타게이트 프로젝트라는 확실한 구매 수요와 구체적인 반도체 생산 요구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기업의 직접적인 실적 기대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불기둥'을 내뿜자 각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028260]과 SK스퀘어[402340] 주가도 상승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4.93% 오른 19만7천800원에, SK스퀘어는 15.82% 상승한 23만8천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지주사의 주가 상승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AI 산업 분야에 한해서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산분리 등 규제의 일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과 올트먼 CEO의 접견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삼성과 SK 등 국내 관련 기업이 반도체 공장 등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지주회사의 자금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규모 펀드 조성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이는 자본 효율성을 제고하는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지주회사는 CVC(기업 벤처 캐피탈)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그룹 컨트롤타워(사령탑) 역할이 부각되고 성장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전문 투자 기업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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