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전쟁 종식을 위해 제시한 평화구상은 지난달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부른 나비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21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은 지난달 9일 이스라엘이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체류 중인 하마스 지도부 주거지를 공습한 직후에 만들어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사실상 미국에 알리지 않고 도하 공습을 감행해 중동 지역의 위기를 고조한 데 대해 분노했지만, 전쟁 종식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에게 기존에 제안한 휴전안과 가자지구 재건계획을 결합해 새로운 평화 구상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어 그는 유엔 총회 직전 뉴욕에서 카타르 등 8개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평화 구상을 소개했다.
위트코프 특사의 설명에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다음날 평화 구상 초안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 초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마지막 주말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다섯 차례나 전화 통화로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끝"이라는 강경한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 철군 방식 등 일부 수정 요구는 수용했지만, 이스라엘 내 극우 연정 내부에서 제기된 정치적 요구는 거부했다.
이스라엘의 안보 문제에 대해선 양보를 요구하지 않겠지만, 정치적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쿠슈너와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간극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슬람 국가들도 일부 수정을 요구했지만,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국가 일각의 반발 조짐을 무시하고 평화 구상을 공개하면서 하마스에 응답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추가적인 세부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전체 계획을 다시 협상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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