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영통신사 등 입찰시 분석·감시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중국이 세계 2, 3위 통신 장비 업체인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의 중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의 이동통신사 등 국영 정보통신(IT) 기업들이 해외 업체들의 제품 입찰을 더욱 면밀히 분석하고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계약 과정에서 에릭슨과 노키아는 장비 평가 방식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고 중국의 인터넷 규제 당국인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국가 안보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CAC의 안보 검토는 3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데, 최종 승인을 받더라도 길고 불확실한 절차 탓에 관련 검토를 받지 않는 중국 기업 대비 불리한 경우가 많다고 관계자들은 부연했다.
이는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유럽의 상호 규제와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기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기술 자립'을 내세운 중국이 대(對)유럽 견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사이버 보안법 개정으로 중국은 유럽 장비와의 공급망 분리를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관련 개정안에 따라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는 잠재적 보안 위험이 있는 모든 구매 내역을 CAC에 제출해 안보 검토를 받아야 한다.
관련 절차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의 국영 업체들은 장비를 구매하면서 입찰자에게 시스템의 모든 구성 요소와 국내 콘텐츠 비율에 대한 자세한 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디커플링 시도는 유럽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역내 5G 통신망에서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제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는 데에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규제 관련 조사 업체인 컬렌 인터내서녈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화웨이, ZTE 등 고위험 공급업체와의 거래를 금지한 지 5년이 지난 6월에도 EU 27개국 중 10개국만이 실질적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Dell'Oro Group)은 화웨이와 ZTE의 현재 유럽 모바일 인프라 시장 점유율이 30∼35%에 달하는데, 이는 2020년 대비 5∼10%포인트 줄어든 데 그친 것이라고 추산했다.
2029년까지 고위험 중국 공급업체를 단계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혔던 독일조차 여전히 5G 장비의 59%를 중국에서 조달했다는 집계도 있다.
반면, 중국 제재가 심화하면서 에릭슨과 노키아의 중국 모바일 통신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2%에서 지난해 4%까지 급락했다.
중국 주재 EU 상공회의소는 중국의 IT 및 통신 분야의 현지화 요구가 유럽의 기술 기업들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공회의소가 최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분의 3이 이 같은 제한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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