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빨강으로 교체 요구…66장 재제작에 1억원 들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당시 미국 측이 성조기 색깔 교체를 요구해 영국 정부가 들인 비용이 1억원 가까이 늘어났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공식 국기 공급업체 플래그 컨설턴시의 닉 팔리 대표에 따르면 미국 측이 트럼프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미 제작돼 있던 성조기의 빨간색 톤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손바느질 국기 1장 가격이 800파운드(약 151만원)이므로 66장을 교체하는 데 5만파운드(9천450만원) 넘는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18일 사흘간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으며 윈저성, 런던 등에는 성조기와 영국 국기 유니언잭이 나란히 걸렸다.
팔리 대표는 "미국 측이 우리가 쓴 빨강이 맞지 않는다며 체리 빨강으로 바꾸기를 원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성조기의 빨강이 우리 유니언잭의 빨강보다 더 강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빈방문 전에는 확인받기 위해 상대국의 주영 대사관에 샘플을 가져가 확인받게 돼 있다"며 "색깔이 잘못되면 각국은 이를 모욕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을 미국 당국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플래그 컨설턴시는 국빈방문, 대관식, 왕실 결혼식 등 국가 행사에 국기를 공급하는 업체다.
팔리 대표는 최근 러시아 국기를 처분했다고도 귀띔했다.
그는 "러시아 국기가 엄청나게 많아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만간 러시아 국빈방문을 치를 일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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