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출전 여부 내달 표결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유럽 국가대항 가요제 유로비전에서 이스라엘이 배제되면 독일도 대회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5일(현지시간) ARD방송 시사프로그램에서 유럽 국가들의 이스라엘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것 자체가 스캔들이다. 이스라엘은 대회의 일부"라며 이스라엘이 빠질 경우 독일이 스스로 출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비전은 유럽방송연합(EBU) 소속 공영방송사들이 자국 가수를 국가대표로 내보내 우승자를 뽑는 대회다. 독일은 EBU에 분담금을 많이 내 예선 없이 결선에 진출하는 일명 '빅 5' 국가 중 하나다.
앞서 스페인·아일랜드·슬로베니아·아이슬란드·네덜란드 공영방송이 내년 5월 대회에 이스라엘이 참가하면 자국은 출전하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EBU는 대회 파행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대회 출전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거나 국기 대신 방송사 깃발을 내걸고 출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이 거절하자 이스라엘의 출전 여부를 내달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이 이 대회에 출전해도 되는지를 두고 해마다 논란이 일었다.
올해 우승자인 오스트리아 가수 JJ(본명 요하네스 피에치)는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유로비전이 이스라엘 없이 열리길 바란다"며 "하지만 결정 권한은 EBU에 있다. 우리 예술가들은 그저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우방국인 독일에서는 문화예술·스포츠계의 이스라엘 보이콧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최근 ARD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이스라엘 정부 때문에 예술가와 스포츠 선수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보이콧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24%였다.
메르츠 총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를 두고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비판 여론이 커지자 지난 8월 이스라엘에 일부 무기수출 승인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 결정에 연립정부 안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방송에서 "이스라엘 군대가 그곳(가자지구)에서 한 일은 너무 나갔다"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무제한 연대는 결코 의심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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