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 기념…12월2일까지 레바논행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교황 레오 14세가 오는 11월 말∼12월 초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방문한다. 지난 5월 즉위 후 첫 해외 순방이다.
교황청은 7일(현지시간) 레오 14세가 11월 27일∼30일 튀르키예를 방문한 후 이어서 12월 2일까지 레바논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은 레오 14세가 "양국 국가 원수와 교회 당국의 초청을 수락했다"며 "튀르키예 방문에는 니케아 공의회 1천700주년을 기념하는 이즈니크 순례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바논 순방 일정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레오 14세는 지난 7월 초 바티칸을 찾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부인 에미네 에르도안을 만나 이슬람교 인구가 99%인 튀르키예를 첫 해외 순방국으로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레오 14세는 니케아 공의회 1천700주년이 되는 해임을 상기하며 "튀르키예는 기독교인에게 중요한 나라이며, 평화 구축에 있어서도 중요한 가교가 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케아(현재 튀르키예의 이즈니크) 공의회는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한 최초의 세계적 종교회의다. 이 회의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와 일체라는 기독교 교리가 공식 인정됐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한 아리우스파가 이단으로 규정됐다. 이 때문에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에는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라는 구분이 없었기에, 양측 모두에게 공동의 뿌리이자 공통의 기준, 동서 교회 분열 이전의 일치를 상징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정교회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인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의 초청으로 올해 5월 튀르키예를 방문해 이를 기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4월 선종하면서 레오 14세가 뒤를 이어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레오 14세의 레바논 방문은 최근 몇 주간 논의에서 부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바티칸 관계자들은 교황이 평화를 호소하고 2020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화학 폭발 사고를 추모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레바논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교황은 2012년 9월 베네딕토 16세였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오랫동안 레바논 방문을 희망했으나 현지 정치적·경제적 불안정으로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새 교황의 첫 해외 순방은 통상 교황 재임 동안 강조하고자 하는 사안들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이번 레오 14세의 순방은 기독교인과 무슬림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행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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