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 위성들, 5일 대규모 공습 지역 상공 통과
中의 전략적 정보 수집 능력 과시용이란 분석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중국이 군용 위성을 동원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원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대규모 공습(드론 496대, 미사일 53기)을 퍼부었다. 이날 공습에 5명이 사망하고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
이튿날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 사이트 밀리타르니는 러시아가 공습하던 시각, 중국의 군사 정찰위성 최소 3대가 공습 지역 상공을 통과한 것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실시간 위성 감시 사이트(Heavens-Above)의 자료에 따르면 5일 0시부터 오전 11시30분 중국 야오간 33형 위성 3대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상공을 총 9차례 통과했다. 이후 야오간 34형(광학 정찰) 위성 1대가 추가로 합류했다.
이고르 로마넨코 전 우크라이나 합참 부참모장은 당일 한 현지 매체에 "러시아의 공격 당시 중국 정찰 위성이 르비우 상공에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다. 이는 러시아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중국의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정보 지원을 받는 데 맞서 러시아가 중국에서 위성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전날인 4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중국이 러시아에 위성 정보를 제공해 러시아가 미사일 표적을 선정하는 작업이 쉬워졌다고 경고했다.
올레흐 알렉산드로프 우크라이나 대외 정보국장은 우크린폼 통신에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위성 정찰을 수행하며 전략적 표적을 더 정확히 식별하고 분석하기 위해 고위급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에 위성 정보를 전달했다는 근거가 확실한 건 아니다.
군사전문가 발레리 보로비크는 "현재 확실한 것은 이 위성들이 공격 당시 해당 지역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는 점"이라며 러시아가 상업용 위성정보를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위성 활동이 서방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자전 전문가 아나톨리 크라프친스키는 "공습 지역 상공에서 중국 위성 활동이 강화된 것은 서방에 보내는 신호로, 중국 정부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이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수백 대의 장비와 새로운 정지궤도 플랫폼을 보유해 궤도 네트워크가 훨씬 강력하며 러시아보다 월등히 우수한 위성 정보수집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지난 4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이 러시아 영토에서 무기를 제조한다는 정보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이런 주장을 반박하며 자신들은 이 전쟁에서 중립적 위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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