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개막 세계여성정상회의 연설…유엔여성기구 등 기부 약속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여성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시 주석이 기조연설을 통해 "여성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국제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여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성평등이 문명적 합의와 행동 규범으로 내재화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세계 현대화는 여성의 참여와 공유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간 유엔여성기구(UN Women)에 1천만달러(약 142억원)를 추가 기부해 전 세계 여성 사업 발전을 지원하겠다"며 "또 1억달러(약 1천425억원) 규모의 글로벌 발전 및 남남(南南)협력기금을 마련해 여성과 여아(女兒)를 위한 발전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생 개발 분야에서 이들을 우선시하는 1천개의 '작지만 아름다운(小而美)'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남협력기금은 시 주석이 2015년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 개발 의제 이행 지원을 위해 제시한 것으로, 당시 중국은 20억달러(약 2조8천494억원)를 출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글로벌 여성 역량 강화 센터'를 설립해 각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 여성 인재 양성과 역량 개발에 나서겠다"면서 여성 5만명을 중국으로 초청해 교류와 연수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고, 이들이 경제 발전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중국 여성은 경제·사회 발전의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며 "전국 취업 인구의 40% 이상이 여성이고, 인터넷 분야 창업자 중 절반이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 여성은 전례 없는 자신감과 활력으로 국가와 사회 거버넌스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중국식 현대화의 새로운 여정에서, 모든 여성은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산모 사망률은 1995년 대비 80% 감소했고, 여성·아동 건강 지표는 세계 중고소득 국가 상위권에 있다"면서 "중국은 유엔이 중심적 역할을 발휘하도록 지지하고, 개도국 여성의 요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의 기조연설 후 일부 서방 언론은 그의 집권 이후 중국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가 줄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유엔이 2023년 중국 최고지도부에 여성이 부재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2022년 중국에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국 위원 24명 중 여성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고,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에도 여성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학자와 활동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시 주석이 당 총서기로 재임한 10년 동안 정계와 정부 고위직에 진출하는 여성 수가 감소했고, 직장 내 성별 격차는 더욱 커졌다"고 꼬집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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