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무장해제·이스라엘 철군 등 양대난제 협상 본격화
곳곳에 암초…교섭 떠받칠 국제안정화군 역할·임무 불확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3일(현지시간) 인질과 수감자 교환으로 종전안의 첫 단추를 끼웠다.
계획을 주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벌써 종전을 선언하고 축하 세리머니에 들어갔으나 국제사회의 전쟁 재발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중 1단계에 합의, 이날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석방에 들어갔다.
이스라엘 인질이 7명, 13명 등 두 집단으로 나뉘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도돼 송환되고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됐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천966명도 석방됐다.
즉각 휴전, 인질·수감자 석방 등을 골자로 한 1단계는 이같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평화구상에 적시된 2단계는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단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 총 20개 항목 중 5∼6개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항목에는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팔레스타인 기술관료가 주도하는 민간정부 수립, 미국·아랍국 등이 참여하는 국제안정화군(ISF)의 안보 임무 등이 남아있다
훨씬 굵고 까다로운 이들 항목 가운데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철군은 그간 협상 때마다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온 쟁점이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정체성으로 삼는 하마스는 무장해제나 무기반납을 모종의 존재 포기 압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 지형을 바꾸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철군이 어렵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애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목표는 하마스의 정치적, 군사적 완전 해체였으며 이는 트럼프 평화구상을 받아들이는 현시점에도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이 같은 근본적 대립 상황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성과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교관들을 인용,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의 가자 철수 등을 포함하는 더 까다로운 2단계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평화 구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철군을 함께 달성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ISF는 2단계 협상 과정에서 하마스가 재건할 수 있는 틈을 주지 않으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 철수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ISF의 규모나 임무, 심지어 어느 나라에서 병력을 파견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게 거의 없다는 게 외교관들의 전언이다.
협상이 1단계 즉각 휴전과 인질 석방에 초점을 맞추면서 ISF 등의 세부 내용은 모호한 상태로 남았다.
한 서방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잘못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마스는 분명 계속해서 가자에 주둔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안정화군과 민간정부 수립 등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많은 나라들이 ISF에 참여하고, 미 중부사령부가 휴전 감시를 위해 이스라엘에 약 200명을 파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은 가자에 미군이 주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들이 병력을 보내길 기대하고 있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서방 역시 병력 파견을 꺼리고 있고, 자국 군인들이 점령군처럼 비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자 내부의 상황도 복잡해 돌발적 사태에 따른 현지의 혼란 때문에 협상이 궤도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가자 남부의 유력 부족인 두그무시 가문과 하마스 대원 간에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면서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쥐기 위해 대원 7천명에게 소집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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