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의회 불신임안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따로 발의한 르코르뉘 총리 불신임안 두 건은 각각 271표와 144표를 얻었다. 불신임안이 가결되려면 과반(289명)이 찬성해야 한다.
극좌부터 극우까지 불신임을 별렀지만, 르코르뉘 정부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연금 개혁을 다음 대선까지 중단하기로 발표하면서 캐스팅 보트를 쥔 사회당이 불신임에 동참하지 않았다.
조르당 바델라 RN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오늘 다수가 자기 입장만 지키려고 국익을 희생하면서 현실과 타협했다"고 비난했다.
불신임안 부결 이후 프랑스 국채 금리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표 주가지수인 CAC 40 지수는 전장보다 0.8% 올랐다.
당장 정치적 위기는 피했지만 마크롱-르코르뉘 정부의 앞길이 낙관적인 건 아니다. 연금 개혁 중단에 따른 비용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 예산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연금 개혁 중단이라는 양보를 받아낸 사회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억만장자 과세를 다음 목표로 삼았다. 이는 르코르뉘 총리가 협상에 얼마나 취약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르코르뉘 총리는 연금 개혁 중단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예산안을 처리할 때 표결 없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헌법 조항을 발동하지 않고 의회 토론과 표결을 거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보리스 발로 사회당 원내대표는 프랑스앵포에 "예산안에 뭐가 들어갈지 보겠다"며 "예산안에 찬성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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