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베를린=연합뉴스) 최인영 김계연 특파원 = 불가리아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지원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유락티브 등 외신에 따르면 게오르크 게오르기에프 불가리아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 달성을 위해 노력할 때, 이를 위한 조건이 그런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라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회담이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 중 한 명이 참석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회담 개최를 제안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아직 러시아 측에서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가 불가리아 상공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 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어서 휴전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헝가리와 불가리아는 EU 회원국이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인 2022년 초부터 러시아 항공기에 영공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이유나 각국의 결정에 따라 예외가 허용될 수 있다.
흑해 연안 국가인 불가리아는 헝가리와 국경을 공유하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유대가 강한 세르비아와 접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를 거쳐 불가리아, 세르비아를 통과할 경우 헝가리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흑해와 헝가리 사이에 있는 루마니아도 러시아 측의 영공 개방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오아나 토이우 루마니아 외무장관이 현지 매체에 밝혔다.
폴란드는 푸틴 대통령이 폴란드 상공을 비행할 경우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라디오로지나 인터뷰에서 "독립적인 폴란드 법원이 용의자를 (ICC 본부가 있는) 헤이그에 인도하기 위해 항공기를 착륙시키도록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측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항공기가 다른 경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EU나 우크라이나 영공을 지나지 않고 헝가리에 가려면 지중해를 돌아 몬테네그로나 알바니아를 거쳐 세르비아를 통과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유락티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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