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여론 확산에 대체 시설 물색 속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망명 신청자들의 호텔 수용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군 막사를 수용 시설로 추진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두 군 시설을 활용해 망명 신청자 900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스코틀랜드 북서부 인버네스의 캐머런 막사와 잉글랜드 남동부 이스트서식스의 크로버러 군 훈련 캠프에 11월 말까지 이들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내무부와 국방부 관계자에게 적절한 군사 시설 부지 선정 작업을 가속하라고 지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1999년 이민·망명법에 따라 내무부는 망명 신청자에게 망명 절차를 밟는 동안 숙박과 최소한의 생계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영국 전역에서 약 210개 호텔이 망명 신청자 숙소로 쓰인다. 현재 약 3만2천명을 호텔에 수용 중이다.
그러나 망명 신청자에 대한 지원 비용이 많이 들고, 간혹 이들이 범죄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키자 영국 내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보수 성향 정당이 통제하는 지방의회들에선 관내 호텔이 망명 신청자 숙소로 쓰이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생겨났고, 호텔 앞에선 반이민 시위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이에 스타머 정부는 2029년까지 망명 신청자에 대한 호텔 숙박 제공을 중단하고 정부 운영 시설을 신설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내무부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망명자 호텔을 폐쇄할 것"이라며 "지역 사회 부담을 완화하고 망명자 지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더 적합한 부지를 확보하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당 정부는 군 시설 외 산업 시설이나 임시 숙소, 현재 사용되지 않는 건물들을 대체 숙소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BBC에 "모든 수용 시설은 보건 및 안전 기준을 충족하도록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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