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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작전 코앞에…미군, 허리케인 복병 만나 딜레마

입력 2025-10-28 20:16   수정 2025-10-30 15:30

베네수엘라 작전 코앞에…미군, 허리케인 복병 만나 딜레마
관행은 마약단속 중 인도주의 위기 발생하면 구호활동
트럼프 성향 볼 때 구호 아닌 군사작전 지속할 가능성 다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최근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수를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군사작전에 들어간 미군이 예상치 못한 허리케인의 등장으로 '마약 대응'과 재난 때마다 행해온 '인도주의적 지원' 임무 사이에서 충돌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마약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후 지난달부터 군함 8척, 병력 6천여명 등을 카리브해에 집결시켜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한 선박 수 대를 격침했다.
이런 가운데 점점 세력을 키운 초강력 허리케인 '멀리사'가 자메이카를 관통해 중남미 여러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마약 퇴치에 투입된 미군 자산 대다수는 이 지역에서 재난 위기가 발생했을 때마다 인도주의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카리브해에 집결한 미군 병력 가운데는 3척의 군함으로 구성된 기동부대 '이오지마 상륙 준비단'이 포함돼 있다.
이오지마 상륙 준비단은 위기 대응을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삼는 특수부대다. 이들은 지난 2021년 아이티 지진은 물론 2019년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휩쓸었을 때도 적극적으로 인도주의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멀리사가 카리브해 나라들을 강타했을 때 미군이 그간 해오던대로 인도주의 작전에 나서면 현재 미국이 집중하고 있는 마약 테러리즘 대응 역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카리브해 공해를 관할하는 미군 남부사령부 이매뉴얼 오르티스 대령은 미군이 허리케인에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조건과 시나리오에 대응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허리케인 영향에 대비하도록 창고 6곳에 긴급 구호 물품을 배치했다면서도 필요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추가로 더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해서 피해국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이들 국가에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인도주의 지원을 대폭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마약 대응 대신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에 들어서며 수십억 달러의 해외 원조를 삭감했으며 원조를 담당하는 기관인 국제개발처도 실질적으로 해체한 상태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미군이 마약 단속 임무와 카리브해 국가 인도주의 지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지만 결국 문제는 미군이 허리케인을 이용해 자신들의 우선순위를 표명하는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그는 "재난 대응보다 베네수엘라에 해군력을 집중하기로 선택한다면 미국 행정부가 국방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지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ki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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