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덮친 뒤 쿠바·아이티 돌고 바하마로 이동 중
최소 수십명 숨지고 이재민 수만명…주택가 풍비박산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올해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기록된 '멀리사'가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차례로 강타하면서 수십명이 숨지고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남겼다.
이번 허리케인으로 해안 마을 곳곳이 지붕만 남긴 채 물에 잠겼고, 산사태로 인한 주택과 도로 붕괴,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AP 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현재 쿠바, 아이티, 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섬나라를 강타한 멀리사로 인해 최소 수십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멀리사가 가장 먼저 강타한 자메이카에서는 주요 도시인 산타크루즈의 도로가 산사태로 막히고 거리가 진흙탕으로 변했다.
주택가에는 물난리가 나면서 지붕만 남긴 채 온통 물바다가 되고 전봇대가 쓰러졌다. 강풍이 덮치면서 공공 대피소로 사용되던 고등학교의 지붕까지 날아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집이 뼈대만 남긴 채 풍비박산 나고 방안까지 진흙탕이 된 주민들은 "이 동네에서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ㅆ다.
현재까지 대피소로 피신한 이재민은 2만5천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면적의 77%에 해당하는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다.
자메이카에서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인 블랙리버에서는 병원, 의회, 교회 등이 무너지면서 기반 시설이 사실상 붕괴했다. CNN은 항공 사진 분석 결과 지붕이 파괴된 건물이 전체의 90%에 달한다고 전했다.

바로 옆 아이티에서는 25명 이상이 숨지고 18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당국이 이날 밝혔다.
이들 사망자와 실종자는 대부분 홍수가 난 남부 해안가 마을에서 나왔다.
쿠바 역시 남서부와 북서부 지역에서 주택 붕괴, 산사태, 지붕 파손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쿠바 당국이 집계한 이재민은 73만5천명에 달한다.
허리케인 멀리사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허리케인·사이클론 등 열대 저기압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전날 오후 최고 등급인 5등급 상태를 유지한 채 자메이카 육상에 최대 지속 풍속 295㎞/h로 상륙한 것을 시작으로 인근 섬나라를 차례로 휩쓸었다.
멀리사는 이날 밤에는 1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지겠지만 여전히 풍속 145㎞/h에 달하는 강풍과 폭우를 몰고 바하마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공항 운영이 중단되고 도로가 차단되면서 고립된 주민이 속출하고 있지만 구조대 접근이 쉽지 않아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특별 대응단을 구성하고 자메이카, 아이티, 바하마에 재난 지원단을 파견해 24시간 내 도착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역시 인명 구조, 인도 지원, 재난 복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자메이카에 상황 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미 민간 단체도 속속 지원에 나섰다.
애틀랜타의 '아서 M 블랭크 가문 재단'은 피해 구호에 250만 달러(약 35억6천만원)를 기부해 월드센트럴키친을 통해 식량을 긴급 지원한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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