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관세 부담에도 가전 선방…TV는 中 공세에 3천억원 적자
삼성전자 가전·TV 1천억원 적자로 시장 전망치 하회…AI·마이크로 RGB로 승부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3분기 성적표가 전부 공개된 가운데 TV·가전 사업 실적 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양사 모두 해결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 LG TV 中 물량 공세에 3천억원 적자…생산지 최적화로 가전은 선방
LG전자는 지난달 31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TV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3천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가 전망했던 2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매출은 4조6천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줄었다.
글로벌 TV 시장 침체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더해지며 실적 부진이 심화했다.
LG전자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TV 수요가 정체된 상황 속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올해 하드웨어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희망퇴직으로 생긴 1천억원의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다.
LG전자는 "중장기 사업경쟁력 강화와 인력 선순환 구조 확보를 위해 3분기부터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있겠으나, 재무적 효과는 내년부터 바로 나타날 것으로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타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9.3%, LG전자가 15%로 각각 1·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18.1%, TCL 14.2%, 하이센스 12.1%, LG전자 10.5% 순을 기록하며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밀렸다.
LG전자는 TV 판매 실적을 강화해 web(웹)OS 플랫폼 사업 확장을 위한 모수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웹OS 플랫폼 최근 3년간 7천만대의 사업 모수를 더해 2025년 현재 2억6천만대를 달성하며 생태계를 확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두 자릿수 이상의 견조한 영업이익률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웹OS 플랫폼 모수를 현재 대비 두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광고 및 콘텐츠 매출 확대를 가속해 나갈 방침이다.
TV 사업과 달리 가전 사업은 미국발 관세 영향에도 선방했다.
HS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천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LG전자는 "3분기부터 관세 영향이 본격화됐지만 생산지 최적화와 단가 인상, 원가 절감으로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관세 부과 영향에 따른 전사 차원의 부담이 약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국과 멕시코 생산지에서 공급을 확대하고, 세탁기는 10월부터 멕시코 멕시칼리 지역의 생산지를 추가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삼성 가전·TV, 美 관세에 직격탄…AI·신규 폼팩터로 돌파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와 관세 정책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TV보다는 가전 사업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는 올해 3분기 1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추산했던 3천억원대의 영업이익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매출도 전년 동기 14조1천400억원에서 13조9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TV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견조했으나, 글로벌 TV 수요 정체와 시장 경쟁이 심화하며 실적이 하락했고 생활가전 사업 역시 에어컨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미국 관세 영향 등이 겹치며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한미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으나 아직 가전제품에 대한 10% 보편 관세와 전자 제품에 함유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품목 관세는 50%로 유지되고 있어 업계의 부담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세탁기, 냉장고 원가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전해진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4분기 실적은 더욱 우려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말 성수기 시즌을 겨냥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가전, 마이크로 RGB, OL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중저가 TV 제품 강화로 실적 부진을 돌파하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폼팩터인 마이크로 RGB 출시로 기술 리더십을 선도하고 OLED TV 판매 확대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마이크로 RGB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RGB TV는 마이크로 크기의 RGB(빨강, 초록, 파랑)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RGB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해 더 높은 색 재현율을 구현한 제품이다.
또한 중저가 TV 제품에 AI 기능을 강화하고 초대형 크기의 라인업을 확대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출시한 대화형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의 적용 라인업과 국가를 대폭 늘려 AI TV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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