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발견 가능성 희박"…사고 항공기 블랙박스 회수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전명훈 기자 = 미국 켄터키주에서 발생한 화물기 추락·폭발 사고 사망자가 어린이 1명을 포함, 12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물류기업 UPS 소속 2976 화물기는 전날 오후 5시 15분 켄터키주 루이빌의 무하마드 알리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갑자기 추락해 켄터키 석유 재활용장과 충돌, 소규모 폭발을 일으켰고 자동차 부품 재활용 업체 '그레이드 A 오토 파트'와도 충돌했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숨진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이 부품 사업장에 있었다고 이날 말했다.
화물기 탑승 승무원 3명은 모두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크레이그 그린버그 루이빌 시장은 지역 방송 인터뷰에서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현재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린버그 시장은 승무원 사망자도 현재 사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켄터키주 루이빌대학교 병원은 현재 2명이 화상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상자라고 말했다. 다른 부상자 18명은 루이빌대학교 병원과 다른 의료시설에서 치료받은 뒤 퇴원했다.
DPA통신은 화상, 연기흡입 등 부상자가 수십명이라고 전했다.
베셔 주지사는 구조대원들이 추가 수색에 나서고 있으나 생존자 발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켄터키주 루이빌 오콜로나 소방서장인 마크 리틀은 항공기 잔해를 먼저 옮겨야 해 실종자 수색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토드 인먼 위원은 사고기가 이륙 허가를 받은 후 왼쪽 날개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륙해 공항 외곽에서 추락하기 직전까지 고도를 계속 높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륙 중 왼쪽 날개에서 엔진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떨어져 나간 엔진은 공항 이착륙장에서 발견됐다.
인먼 위원은 사고기 블랙박스인 조종실 음성기록 장치와 비행기록장치가 발견돼 이를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사고 항공기는 1991년 맥도넬더글라스사에서 생산한 MD-11 기종으로, 생산된 지 34년이 지났다.

UPS는 여객기로 사용되던 이 항공기를 2006년 구입, 화물기로 개조한 뒤 사용해왔다.
이 기종은 2000년 마지막으로 생산된 이후 여객기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이 기종은 엔진이 3개 달린 3발기로, UPS는 연비가 떨어지는 이 기종을 점차 퇴역시키는 추세였다.
작년 말 기준 UPS가 보유한 전체 항공기 291대 가운데 29대가 MD-11이었다. UPS는 올 2분기에 MD-11 두 대를 퇴역시켰고, 연내에 1대를 더 퇴역시키려던 계획이었다.
그러나 화물기 중에서는 30년 이상 된 항공기가 드물지 않다. 항공기 노후화가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정황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고 항공기가 지난달 연료탱크 균열과 관련한 중대한 수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사고기는 수리 후 최근 한 달 동안 활발하게 운행돼왔다.

사고가 난 무하마드 알리 국제공항은 UPS의 주요 물류 허브이자 세계 최대 화물 처리시설인 월드포트가 있는 곳이다. 이 물류 센터는 하루 평균 300여 편의 항공기가 오가며 매일 200만개 이상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NTSB는 이륙 직전 날개에 왜 불이 붙었는지를 두고 조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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