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으로 기회 부여…당첨시 4천유로 내고 매장지 임대료도 내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프랑스 파리시가 도심 내 유명 공동묘지 관리에 기여한 시민에게 사후 안장 기회를 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파리시는 전설적인 록 그룹 '도어즈'의 리드싱어 짐 모리슨 등 유명인이 다수 묻혀 있는 도심 묘지 3곳 안에서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일부 묘를 보수할 방안을 발표했다.
페르라셰즈, 몽파르나스, 몽마르트르 묘지에서 보수가 필요한 묘 10기씩을 골라 파리 시민에게 1기당 4천유로(약 662만원)에 관리권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묘를 양도받은 시민은 자비를 들여 묘를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하고, 그 대가로 바로 근처에서 자신이 사후에 묻힐 매장지를 임대할 수 있다.
보수 대상이 된 묘 30기는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묘비가 허물어진 상태다.
파리 시내 묘지의 관리 주체는 시가 아니라 고인의 유족이다. 이 때문에 매장된 지 오래된 묘는 찾는 사람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파리 시의회는 이 계획이 죽은 자 존중과 시민에게 사후에 도시 내에 묻힐 기회를 주는 것 사이의 '타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리 시내 묘지는 20세기 초부터 거의 다 차서 남은 자리가 없다. 이번 사업은 시민이 인기 있는 묘지에 안장될 기회를 확보할 드문 기회로 평가된다.
시 당국은 내년 1월 추첨으로 참여자를 뽑는다.
신청은 오는 12월 31일에 마감되며 신청자는 125유로(약 21만원)의 등록비를 내야 한다. 현재 파리에 거주하는 사람만 참여 자격이 있다.
당첨자는 양도받은 묘를 6개월 이내에 '원래 디자인에 충실하게' 복원해야 하고, 일정 기간 내에 자신의 매장지를 사야 한다.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은 취소되고 4천유로도 돌려받지 못한다.
매장지는 10년 임대에 976유로(약 162만원), 30년 임대에 3천354유로(약 556만원), 50년 임대에 5천260유로(약 871만원)이며, 영구 임대료는 1만7천668유로(약 2천930만원)이다.
파리 시내 공동묘지들은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오스카 와일드, 장 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에밀 졸라 등 유명 작가들을 비롯해 가수 에디트 피아프, 배우 제인 버킨, 화가 에드가 드가 등의 묘가 도심 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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