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보도…"일종의 핵 낙진 억제기술로서 의미 있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더러운 폭탄) 투하 현장시험과 인공강우와 유사한 방법의 방사성 물질 확산 억제 시험을 병행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SCMP는 구체적인 시험 장소와 날짜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인민해방군 산하 로켓 부대 연구소와 공과대학 합동 물류 지원부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시험을 진행해 지난달 중국 안전 및 환경 저널에 그 결과를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더티 밤은 재래식 폭발물에 플루토늄·세슘 등 방사성 물질을 결합해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선을 폭발지역에 광범위하게, 오래 남겨 오염시킬 목적의 폭탄이다.
이는 일본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돼 핵 연쇄 반응과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던 전통적인 의미의 핵무기는 아니지만, 공포·혼란·장기적 오염을 유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테러에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아직 더티 밤이 사용된 전례는 없다.
이번 시험에 참가했던 공과대학 합동 물류 지원부대의 핵 비상사태 전문가인 린 위안예는 SCMP에 "현재 개발 중인 이동식 신속 배치형 공중 억제 시스템이 더티 밤 폭발 직후 생성된 연기구름을 고고도에서 신속하면서도 광범위하게 억제할 수 있었다"고 더티 밤 시험 결과를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TNT 62㎏급의 폭발물에 1㎏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결합한 더티 밤을 섭씨 25도, 풍속 초당 2m 미만의 흐린 날 저녁 도시 기반 시설을 본뜬 단단한 콘크리트 표면에 떨어뜨렸다.
폭발과 함께 고고도 풍선이 발사돼 더티 밤 폭발 후 발생하는 연기의 수직 높이를 측정했으며, 추적 염료를 사용해 연기 구름을 시각화했다. 고성능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험 후 발생하는 모든 수치를 자료화했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결과, 해당 더티 밤 하나로 약 10㎢에 방사능 오염 구역이 조성됐다고 소개했다.
SCMP는 연구진이 더티 밤 폭발과 동시에 인공강우와 유사한 방법으로 특수 억제제를 함유한 비가 내리도록 관련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를 통해 특수 억제제가 연기에 섞여 올라오는 방사성 입자에 달라붙어 폭발 장소 인근으로 떨어지도록 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대응을 '고고도 신속 대응 억제'라고 명명하면서 "진압 효율이 50%를 넘으면 고위험 구역이 매우 좁아지고 90%에 도달하면 고위험 구역이 거의 없어지는 걸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진은 90% 진압 효율을 달성하려면 더티 밤 폭발 후 2분 이내에, 그에 대응한 인공강우 식의 대응 체제가 가동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조기 경보 시스템, 탐지 네트워크, 비상 대응 속도 역량이 바탕이 돼야 더티 밤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중국 내 주요 도시와 군사시설, 해안 지역에 집중된 원자력 발전소 등에 해당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MP는 이번 더티 밤 방어 시험 연구가 더티 밤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핵무기 폭발 시에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일종의 핵 낙진 억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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