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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95)카보베르데, 첫 월드컵 본선 진출 비결은 '디아스포라 통합'

입력 2025-11-14 07:00  

[아프리카는] (95)카보베르데, 첫 월드컵 본선 진출 비결은 '디아스포라 통합'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록한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대륙 가장 서쪽에 있는 곶의 이름을 딴 섬나라이다.
세네갈 먼바다에 모두 10개의 화산섬 군도로 이뤄져 있으며 수도는 프라이아다.
인구는 52만5천명으로 월드컵 사상 2018년 아이슬란드(당시 인구 33만명)에 이어 두 번째 소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BBC,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 보도와 FIFA 홈페이지에 따르면 카보베르데의 본선 진출 비결은 한마디로 국내파와 해외파의 절묘한 통합에 있다.
'푸른 상어'로 불리는 국가대표팀 25명 가운데 14명이 이중국적자 등 해외파 출신이다.
카보베르데는 해외로 흩어져 거주하는 디아스포라 교포 수가 국내 인구보다 많다.
포르투갈의 500년 넘는 식민 지배 끝에 카보베르데는 1975년 7월 5일 독립했다.
그러나 독립 이전인 1960년대와 70년대부터 심각한 기근, 천연자원 부족, 제한된 취업 기회 때문에 많은 카보베르데인은 더 나은 미래를 찾아 수차례에 걸쳐 해외로 대거 이주했다.
이들은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많이 나갔는데 전 세계에서 카보베르데인들이 살지 않는 곳이 별로 없을 정도다.
실제로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 경기를 보려고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50명이 단체로 비행기 티켓을 끊어 고국에 왔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는 2만3천명의 카보베르데 출신 이민자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이번 대표팀에서 6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국가대표팀 25명은 총 15개국 클럽의 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카보베르데의 본선 진출은 특히 독립 50주년을 맞이하고 정확히 100일째 되는 날에 이뤄져 더욱 뜻이 깊었다.
환호의 도가니에 빠진 카보베르데의 팬들과 일부 선수는 축하 공연 무대에서 뮤지션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자정 넘어선 한때 불꽃놀이도 이어졌다.
다음날을 국경일로 지정하자는 소문도 돌았지만, 정부는 자제했다.
그러나 이번 본선 진출은 독립기념일과 첫 다당제 선거일(1991년 1월 13일)과 더불어 카보베르데 50년 역사의 3대 기념일에 해당한다고 카보베르데인들은 자평했다.
50년 전 독립 선포일에 국기가 처음 게양됐을 때는 변변한 국가대표팀도 없었지만, 반세기 만에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앞서 농구·핸드볼 월드컵 무대에 처음으로 나간 적이 있지만 음악과 더불어 인류의 보편 언어라는 축구 월드컵의 무게감이 훨씬 크다.
카보베르데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본선 무대에 도전했는데 한번은 '부정선수' 문제 때문에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중국적자 선수들을 발탁하는 데 발 벗고 나서 식민종주국 포르투갈을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등지에서 잘 뛰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카보베르데 공식 언어는 포르투갈어이지만 일상생활에선 크리올어가 가장 광범위하게 쓰인다.
5년 넘게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부비스타 감독은 세계 곳곳에서 온 대표팀 선수 공용어로 영어가 아니라 포르투갈계 융합언어인 크리올어를 쓰도록 하면서 카보베르데 대표팀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했다.
여기에다 FIFA의 시설 지원과 카보베르데 국립경기장 건설에 대한 중국의 금융 지원도 경기력 향상에 한몫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4차례 진출하고 182위이던 FIFA 랭킹도 70위로 훌쩍 뛰었다.
더 나은 미래를 찾아 떠난 재외동포들을 끌어안은 덕분에 카보베르데는 인구 14억명의 중국도 해내지 못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들의 드라마틱한 스토리 때문에 넷플릭스 다큐 제작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카보베르데가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낼지 벌써 관심을 끌고 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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