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술이전 계약으로 투자심리 개선…국내 기업의 비만 치료제 성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그간 반도체 주도의 장세에서 소외됐던 제약·바이오 종목이 최근 들어 약진하고 있다.
증권가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이 같은 긍정적 흐름이 내년 상반기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KRX 헬스케어' 지수는 5.91% 상승했다.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4.62%,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7.26%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 지수가 1.68%, '코스피 200' 지수는 1.25%, '코스닥 150' 지수가 2.0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3배 상승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반도체가 잠시 주춤한 사이 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오르는 모양새다.
이는 최근 미국발 의약품 관세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하고 뉴욕 증시에서 일라이 릴리 등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우상향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잇달아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온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일라이 릴리와 신약 개발을 위한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4천만 달러(약 585억원)를 수령하는 한편, 개발·허가 및 상업화 마일스톤 등으로 최대 25억6천200만 달러(약 3조7천487억원)를 수령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제품 순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지급받을 예정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6일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비만 치료제 'HM17321'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일동제약[249420] 그룹의 경우 지난 9월 비만·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 1상 연구 결과, 4주 투약 시 최대 13.8%의 체중 감량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가는 최근의 제약·바이오주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대형 계약으로 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된 데다, 내년에도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가 설명이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 이전 계약으로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간 기술 수출 규모는 약 17.4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바이오 섹터의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DB증권[016610] 연구원은 "이제는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관세, 약가 인하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어 내년부터는 제약·바이오 섹터는 좀 더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고, 코스피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분할 재상장, 셀트리온[068270]의 미국 공장 인수, 코스닥 1위 알테오젠[196170]의 코스피 이전 상장, 그리고 점차 가시성이 높아지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성과(기술 수출, 글로벌 신약 인허가 및 판매 등)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도 비만 및 관련 대사질환에 대한 관심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신규 비만 치료제 개발 및 기존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제형 기술의 성과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영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글로벌로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절벽에 직면한 빅파마들의 M&A(인수·합병) 및 라이선싱 수요 확대 기대로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빅파마 중심의 S&P 헬스케어 지수도 10월 이후 약가 및 관세 불확실성 완화로 반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헬스케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은 39.1배로, 과거 10년 평균(42.6배) 및 코로나19 팬데믹 유동성 장세(평균 51.4배)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