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플랫폼 출현으로 결제·투자·자산관리 연결, 국내 핀테크 경쟁 가속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국내 대표 포털기업 네이버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용사 두나무가 27일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플랫폼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포털·결제·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초대형 통합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사업자 간 경쟁은 물론 규제 환경과 해외 사업 진출에도 관심이 쏠린다.
◇ 국내 1위 초대형 사업자간 결합…플랫폼·핀테크 지형 영향
국내 1위 플랫폼 네이버는 검색, 쇼핑, 콘텐츠, 결제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를 인수하면서 네이버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의 플랫폼 인프라와 두나무의 대규모 가상자산 투자자 및 자본이 결합하면 결제·투자·자산관리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 금융 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네이버와 경쟁 구도인 카카오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양사 간 서비스 연계가 확대되면 카카오[035720]가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과 자체적으로 구축한 연결성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10.89%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처리 방식에 따라 재무적·전략적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플랫폼별 핵심 사업 구조가 이미 자리 잡고 있어 단기간에 시장 구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아울러 네이버는 두나무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카카오 역시 포털 다음 분리를 통해 수익성을 재편하고 AI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져 관전 요소로 꼽힌다.
핀테크·디지털 금융 시장 전반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간편결제와 투자 기능을 갖춘 기업의 출범으로 기존 결제, 송금, 투자 서비스 제공자 간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 당국 승인은 과제…해외 확장성, 시너지와 한계 공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으로 기존 플랫폼 지배력이 투자·가상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과, 자사 우대나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거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과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 등도 향후 기업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시장 규모와 전략을 설명하고, 관련 법률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에는 잠재력과 한계가 공존한다.
네이버는 콘텐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고,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일부 진행해왔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네이버파이낸셜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협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국가별 가상자산 규제 편차가 크고, 결제·투자 서비스의 해외 이전은 법적 장벽이 존재해 단기간 확장에는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자산 기반 콘텐츠·결제 서비스 등 신사업 영역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빅플레이어가 시장을 잠식하기 전 빠르게 멀리 가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 간 역량으로 글로벌 수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며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산업간 공동 역량으로 '팀 코리아'를 구축해 세계 시장에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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