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전기요금 감면 주장에 "취지 공감…협력업체 형평성 문제"
"동서울 HVDC 변환소 재검토 안해…발전공기업 구조조정 내년 상반기 집중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원자력발전소를 새로 건설할지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절차를 이달 시작하겠다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대가 심한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초고압 직류 송전(HVDC) 변환소 증설사업'과 관련해 김 장관은 "재검토한다고 한 적 없다"면서 '설명 부족' 등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동서울변전소 HVDC 변환소 증설사업은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속도전'이 가능할지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평가된다.
김 장관은 기후부 출범 2개월을 맞아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2기' 문제를 어떤 절차를 거쳐 판단할지 조만간 결정하겠다"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부지 공모를) 연내 하겠다고 약속한 부분도 있고 하니 올해를 넘기지 않고 (공론) 절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설비용량 1.4GW(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를 건설, 2037∼2038년 도입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는 김 장관은 11차 전기본을 존중한다면서도 신규 원전 건설을 지속해서 추진할지 공론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원전과 관련해 김 장관은 수요나 다른 발전원의 발전량에 맞춰 출력을 줄이기 어려운 원전의 경직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개발(R&D)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봄과 가을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기에 원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실증할 계획"이라면서 "봄과 가을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전만으로 전력 수요를 맞춰야 하는 때가 곧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해안 원전과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자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기존 시설을 실내로 옮기고 초고압인 500kV(킬로볼트) HVDC 변환소를 신설하는 사업과 관련해 김 장관은 "재검토하겠다고 한 적 없다"고 말했다.
감일신도시와 가까운 동서울변전소에 신설이 추진되는 변환소는 동해안부터 수도권까지 이어지는 280㎞ HVDC 송전선로 종착지다. 이 송전선로는 지난 10월 1일 처음 열린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에서 '국가 기간 전력망 설비'로 지정됐다. 국가 기간 전력망 설비 지정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에 속도를 내고자 이뤄졌다.
주민들은 변환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소음이 건강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변환소 건설에 반대한다. 주민들 반대에 하남시는 변환소 건설에 필요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고자 브라질에 다녀온 직후인 지난달 22일 변환소 건설 현장을 찾아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었다. 이후 지역 언론에서 김 장관이 사업 재검토를 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장관은 "주민들이 (변환소 건설지가) 동서울변전소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위법한 부분은 없었는지 확인해달라고 해서 확인한 결과 위법한 부분은 없었다"면서 "한국전력이 2022∼2023년 진행한 7차례 주민 설명회 때 500kV HVDC가 들어온다는 이야기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다는 주장도 확인 결과 설명회 발표 자료에 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변환소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단톡방에도 (500kV HVDC 관련) 내용이 나왔다"면서 "(주민들이) 모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전력망특별법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송전선로가 꼭 우리 지역을 지나가야 하느냐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어딘가는 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망특별법에는 지자체가 60일 내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인허가 여부를 회신하지 않으면 허가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이 있다.
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육상 풍력발전 발전 단가를 1kWh(킬로와트시)당 150원 이하로 낮추는 로드맵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낮춰갈 예정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 단가가 원전만큼은 아니어도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보다는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에 영향이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압박은 크지 않다"면서 "지금은 국제유가가 안정돼 한전의 이익이 조금 늘어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달 말 내년 1분기 전기요금 결정 시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김 장관은 업황이 어려운 석유화학업계의 전기요금 감면 주장에 대해 "대기업보다 협력업체가 문제인데, (협력업체들은 업종 구분이 어려워) 어떤 기업은 깎아주고 어떤 기업은 안 깎아주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심사숙고해야 한다"면서 "(주장)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또 정부가 '2040년 석탄화력발전소 완전 폐지'를 추진함에 따라 예상되는 한전 발전자회사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단기 연구용역을 포함해 내년 상반기 집중적으로 논의해 12차 전기본을 발표하기 전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경북 포항시와 울산 미포산업단지,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가 최근 에너지위원회에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선정되지 못하고 '보류' 판단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이 지역들이 제시한 사업 모델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완화하는 여러 실험을 하자는 특구 도입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위원들이 있었다"고 전하면서 "지역들이 (모델을) 보완하고 있고, 문제를 제기한 위원들과 협의 중으로 되도록 연내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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