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재단, 올해 5세 미만 영유아 사망 480만명 예상…작년보다 20만명↑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이자 세계적인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원조 삭감으로 21세기 들어 어린이 사망이 처음으로 늘어나는 "비극"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 중인 게이츠는 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빌 게이츠의 자선·연구지원 재단인 게이츠 재단이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만 5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는 영·유아는 올해 48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2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게이츠는 연간 1천만명 수준의 연간 영유아 사망자 수가 21세기가 되면서 꾸준히 감소했는데 다시 늘어나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제 원조가 급감한 것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게이츠는 올해 초 미국의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이끌던 미 정부효율부(DOGE)가 미 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원조를 갑자기 중단한 이후 "혼돈의 상황"이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조를 재개해 지원 삭감이 최소한 완만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성공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USAID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DOGE의 예산 삭감과 정부 효율화 작업의 직격탄을 맞아 올해 초 사실상 해체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는 올해 들어 27% 급감했다. 이에 따라 개도국과 빈곤국에서 말라리아, 에이즈(HIV), 소아마비 등의 감염병이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30%가량의 국제 원조 삭감이 고착화할 경우 2045년까지 1천6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더 사망할 수 있다고 미 워싱턴대 부설 보건계측평가연구소(IHME)는 분석했다.
게이츠는 자신이 기부하고 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IBRD) 등의 지원으로 2000년 출범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미국 정부가 지난 6월 지원을 중단한 것에 재차 실망감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GAVI의 모금 행사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어린이에게 백신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매우 잘못된 견해를 반복했다"면서 "백신과 관련해 그와 일부 공감대는 있지만 백신이 세계에서 해온 역할에 대해 우리는 본질적으로 반대의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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