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에코프로비엠도 이전 재추진설…시총 총 8% 축소 가능성
정부, 코스닥 활성화 방안 '만지작'…"중요한 건 기대보다 실적"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196170]이 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을 의결하면서 코스닥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알테오젠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코스닥 상장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8월 코스피 이전에 대한 계획을 주주 및 투자자들과 공유했고, 그 다음달인 9월 이전상장을 위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는 등 관련 준비를 진행해왔다.
회사는 향후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후 상장 절차를 거쳐 내년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보다 0.33% 오른 45만8천원에 장을 마쳤다.
알테오젠 시가총액은 24조3천57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501조270억원의 4.89%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약 5%가 줄어드는 셈이다.
코스피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은 지난달 말 정부가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코스닥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온 지난달 28일에는 같은 달 17일(902.67) 이후 9거래일 만에 900선을 회복했다.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지속 검토 중이나 코스닥시장 대책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정부가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데 더 관심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의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지원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코스닥 벤처펀드 소득공제 한도를 늘려 부동산으로 못 가는 개인 투자금을 끌어오거나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율을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코스피 '불장'에도 제자리걸음을 해온 코스닥이 이를 계기로 1,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금씩 커졌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우호적 투자 환경이 조성되면서 매수세가 모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장주 알테오젠이 코스닥을 빠져나가게 되면서 '천스닥'(코스닥 1,000) 달성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에 비해 규모가 적은 코스닥으로선 대장 기업 이탈에 따른 여파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알테오젠 이전으로 다음 대장주가 될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비엠[247540]도 코스피 이전상장 재추진설이 나오며 코스닥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전상장을 의결했고, 같은 해 11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전상장 신청의 건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최근 일각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은 코스피 이전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설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16조9천490억원으로, 코스닥 상장종목 전체의 3.38%를 차지한다.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8.27%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코스닥에서 몸집을 키운 회사들이 코스피로 이전하는 것은 결국 코스닥이 '2부 리그'라는 이미지를 굳힐 우려도 있다.
앞서 네이버, 엔씨소프트[036570], 셀트리온[068270] 등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긴 바 있다.
더욱이 정책 기대만으로는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상인증권[001290] 김경태 연구원은 "정부의 '천스닥' 정책 드라이브와 연기금의 코스닥 대량 매수세는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결국 외국인을 유인하는 핵심 동인은 영업이익 상승과 실적 기대감"이라고 강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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