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선포부터 국새까지…27m LED 미디어월로 만나는 국가유산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 "선조들의 염원, 쿠키런의 용기와도 맞닿아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사라진 대한제국의 국가유산을 인기 게임 '쿠키런' 세계관과 함께 만나는 이색 전시가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과 국내 게임사 데브시스터즈[194480]는 오는 9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에서 제2회 국가유산의 날 기념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데브시스터즈의 대표작 '쿠키런' IP(지식재산)를 활용해 일상 속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약 250평 규모의 덕수궁 돈덕전 1층·2층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전관 개방된다.
총 5부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쿠키런' 대표 캐릭터 '용감한 쿠키'와 친구들이 고종 황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찾아 나서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제국은 열강의 침탈 속에서도 자주국가를 건설하고, 부국강병을 누리고자 하는 선조들의 강렬하고 용기 있는 염원이 담긴 미완의 꿈이었다"라며 "'쿠키런'에서 작은 쿠키들이 오븐을 탈출하는 용기와도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께 사랑받은 데 대한 감사함을 국가유산 보존과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보답하고자 하는 저희의 마음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 소속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사업 총괄 등은 덕수궁을 비롯한 서울 전역을 직접 돌아다니며 조사와 고증을 거쳤다.

관람객들은 돈덕전 2층의 전시 공간에서 대한제국의 선포 과정과 '경운궁중건도감의궤' 등 궁궐 관련 유물을 관람하고, 일제 강점기 훼손된 모습 대신 황제가 꿈던 황궁의 모습을 쿠키런 캐릭터와 함께 복원한 상상화 '덕수궁, 다시 피어난 황제의 꿈'을 관람할 수 있다.
또 '구한국훈장도'·'어진도사도감의궤'등 근대 외교 정비 관련 유물, 대한제국 선포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준비했던 '칭경예식'을 병풍으로 만든 상상화 '칭경예식, 새 시대를 열다'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근대화를 통해 부국강병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이상향을 서울의 현재꿨 모습, 쿠키런 캐릭터와 함께 어우러진 모습으로 담아낸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 그림은 돈덕전 1층의 전시장 전체 벽면에 설치된 27m 길이의 LED 패널에 상영되는 미디어 월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전시 기획에 참여한 국가유산청 곽희원 학예연구사는 "국내 박물관에서 이렇게 LED 패널을 활용해 미디어아트 전시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국가유산이 우리의 일상 속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감상하고 가기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5부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옥장 김영희 보유자의 '대한국새' 복원품을 단독 공간에 연출했다.
대한국새는 1897년 제작된 대한제국의 대표 국새로, 1911년 일제에 의해 반출됐다 1946년 반환됐으나 한국전쟁 때 실종돼 실물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보인부신총수'와 '대례의궤'에 남아 있는 도설과 제작 규정을 통해 오늘날 당시 모습을 살려 복원할 수 있었다.
2025년 올해의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충북 보은 속리 정이품송'과 명승 '순천만' 등 자연유산의 모습을 담은 미디어아트 '정이품송, 시간을 품다'도 만날 수 있다.
한국 전통 문화의 감각을 녹여낸 자체 제작 쿠키런 굿즈도 선보인다. 덕수궁 기프트샵에서 구매할 수 있는 우표 스티커 세트, 엽서 세트, 포스터, 아크릴 디오라마 및 자석을 비롯해 온라인 스토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용감한 쿠키 대한국새'와 '자수 노리개'를 출시했다.

아울러 핸드메이드 커머스 플랫폼 아이디어스와 협업, 댕기 키링·매듭 팔찌·자개 컵·전통 무드등 등 29종의 다양한 굿즈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덕수궁 기프트샵, 아이디어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2023년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 홍보 및 해외 유산 환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가유산 및 자연유산 보존 및 홍보에 힘써왔다.

국가유산청 이승재 덕수궁관리소장은 "아픈 역사에 가려진 국가유산의 본질적 가치를 유쾌하게 되살리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를 치유하고, 이곳에서 피어날 즐겁고 희망찬 이야기를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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