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종전안을 논의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핵심 쟁점인 '영토 양보'를 두고 불가 의사를 거듭 밝혔다.
9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과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은 문답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는 우리에게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한다"며 "우리는 분명히 어떤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우크라이나) 법으로든, 국제법으로든, 도덕률로든 우리는 무엇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헌법을 들어 종전 협상의 일부로서 영토를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뺏지 못한 약 30%의 영토까지 포함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하는 종전안에도 이 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유럽 주요국도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를 강제로 요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모두 비판했다.
그는 "그들(유럽)은 말만 하고 해내지는 않는다. 전쟁이 계속되기만 할 뿐"이라며 유럽을 비판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보다 강한 위치에 있다고 단언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오랫동안 선거를 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더는 민주주의가 않은 지점에 이르렀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했다.
젤렌스키는 지난해 5월 대통령 5년 임기가 끝났으나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임기를 연장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부에 법적 정당성이 없다고 본다.
이틀간 유럽을 돌며 지지 결집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종전을 위한) 구성 요소는 더 발전했고, 이를 미국 측에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은 러시아가 유혈사태를 멈추고 전쟁을 재점화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자세가 돼 있는지 여부"라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다듬은 문건을 미국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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