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서 연설하면서 2018년 1월 발언 상황 태연히 설명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대통령 첫 임기 때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에 대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는 비하 발언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계속 부인해오다가 거의 8년 만에 시인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포코노에서 경제정책 연설을 하면서 2018년 백악관 회의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던 전후 상황을 태연하게 설명했다.
연설에서 그는 고위험 집단이라고 판단한 19개국 출신자들의 미국 이민을 중단시켰다면서 이들 국가 중에는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소말리아, 그리고 많은 나라들 등 생지옥(hellhole)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때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거지소굴 나라들!"이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거지소굴이라는 말 안 했다. 당신이 했다"고 답한 후에 2018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당시 회의 참석자들이 "이건 완전히 오프 더 레코드로 합니다"라고 한 후에 회의가 시작됐다면서 "그래서 나는 '왜 우리는 거지소굴 나라들에서 온 사람들만 받느냐. 노르웨이나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 받으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런데도 우리는 항상 소말리아로부터 온 사람들을 받는다"면서 이런 나라들이 "×판인 곳들"(places that are a disaster)이며 "지저분하고 더럽고 구역질나고 범죄 투성이"라고 자신이 말했다고 회고했다.
2018년 1월 11일에 열린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지소굴'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다음날 WP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전세계 언론매체들이 대서특필했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용된 말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비하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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