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벌SK 합작법인 체제 종결…ESS 등 신규 물량 유연 대응
고정비 감소·차입금 대폭 감축…손익 및 현금흐름 개선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김민지 기자 = SK온이 포드 자동차와의 결별을 결정하고 합작법인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하기로 한 것은 북미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해 에너지저장장치(ESS)나 복수의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물량 생산을 확보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화와 재무개선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포드와 블루오벌SK의 구조를 재편하는데 상호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관계 당국의 승인 및 기타 후속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 말 마무리될 계획이다. SK온은 이후 '블루오벌SK'라는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SK온은 포드와의 '결별'을 통해 테네시 공장을 단독으로 활용함으로써 닛산 등 다양한 고객사의 미국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 확대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북미 ESS 사업 가속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의 합작법인 체제는 포드 자동차 배터리 물량을 최우선으로 둬야 했다. 계약 관계때문에 해당 공장에서 포드가 아닌 복수의 글로벌 전기차 고객 물량을 생산하거나 ESS 라인으로의 전환하는 것이 어려웠다.
반면 SK온이 100% 소유하는 단독 공장은 생산체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 급변하는 대외 환경과 고객 수요 다변화 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SK온은 보다 유연한 생산 체제를 확보한 만큼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ESS 시장 수주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SK온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수의 고객과 최대 1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 공급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합의로 SK온은 테네시주에 위치한 공장을, 포드는 자회사를 통해 켄터키주에 위치한 공장을 앞으로 각각 운영한다.
이에 따라 테네시와 켄터키로 양분돼있던 물량이 일원화되면서 SK온은 고정비 부담 감소와 가동률 증가를 통한 손익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당초 켄터키 1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던 닛산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도 이번 단독 운영 체제 전환으로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켄터키 공장의 부채가 포드로 이전됨에 따라 연결 자회사인 블루오벌SK의 전체 부채 규모가 반영됐던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부채가 대규모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온은 연결 기준 대규모 차입금 감축과 향후 이자비용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합작법인 체제가 종결되더라도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 수령 금액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은 지난 8월 상업생산(SOP)에 돌입했으며, 나머지 공장의 상업 가동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의 여파로 켄터키 1공장의 가동률 또한 높지 않았기 때문에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테네시 공장에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포드 외 다른 완성차업체(OEM)의 배터리도 생산하면 추후 테네시 공장에서 영업이익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SK온은 합작법인 종결 이후에도 포드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차량 및 부품 단지인 '블루오벌 시티(BlueOval City)' 내에 위치해 적시 공급에 유리하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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