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출연연구기관 처우 개선을 위해 인건비 총액 하에서 성과급을 나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추가로 보상받을 수 있는 창구를 늘리고 엄밀한 성과 평가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12일 '과학기술 분야 공공연구기관 인력 운영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출연연 인력 문제를 놓고 채용과 보수 두 분야로 나눠 논의했는데, 연구자들은 채용은 블라인드 제도 완화로 큰 문제가 없지만 보수 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화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단장은 "기관 예산에서 일부에게 성과급을 많이 주면 일부는 적게 받게 된다"며 "제로섬 대신 제로 플러스로 추가 보상받을 창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득세가 매겨지는 기술이전료 세금 면제, 겸직 허용 등을 통해 추가 보상 창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했다.
젊은 연구자들은 투명한 성과 평가 체계와 다양한 활동에 대한 보상 체계가 세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윤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센티브 20%도 성과대로 분배가 된다기보다 연공 서열 분배가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며 "출연연은 조직적으로 크다 보니 연구책임자가 너무 많은 사람을 평가하고, 내부 불만도 항상 거기서 나온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성과를 평가할 때 더 투명성을 부여하고 연구소의 분배 지향 철학을 투명하게 확립한 성과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차백동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센티브라고 하지만 20%를 못 받으면 화를 내고 연구책임자와 일하지 않으려 한다"며 "올바른 평가가 어렵고 연구책임자에만 권한을 주는 현행 체계 때문에 책임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차 선임연구원은 "내부에서 세미나를 매주 열어도 내부 동인이 없이 호의만으로 굴러간다"며 "보상체계 운신 폭이 매우 좁기 때문에 말로만 위로하는 상황인데, 특정 상황에서 임의로 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열심히 석박사 연구하면서 들어왔는데 실질적으로 연봉이 낮다면 큰 고민"이라며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R&D 혁신안에서 겸직 현실화를 위한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고 소개하며, 국가 예산으로 만든 지적재산(IP)의 성과 배분 문제에 대해서도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자의 외부 활동 제약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일원 전남대 교수는 "제로섬 게임을 몰아가면 아무리 예산 늘어도 그 안에서 박탈감이 있다"며 "출연연 연구원 활동에 있어 한 달에 외부 활동 몇 번 제외처럼 제약받지 않게 자유롭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해 민성심 국민권익위원회 국장은 "청탁금지법 사례금 관련해 상한액이 다른데, 연구자가 공직자로 묶이다 보니 교수와 금액이 달라 3~4차례 토론하며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대외활동을 통해 연구활동 널리 소개하는 '아웃리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관리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기관 기여 관점서 절차 간소화하고 권장할 수 있는 형태로 해야 연구자란 직업이 관심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제도가 엄격하고 관리하는 형태 같은데 개선방안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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