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신뢰 회복·경영 내실화 전환 구상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정재헌 SK텔레콤[017670]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 전반에 대한 전사적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정 CEO는 2020년 법복을 벗고 SK텔레콤에 합류해 법무그룹장(부사장)과 대외협력 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 10월 말 CEO로 임명된 이후 직원들 앞에서 공개 발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CEO는 "시장 상황과 경영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 속에서 과거의 방식을 열심히 하는 활동적 타성으로는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며 "실패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이 질 테니 구성원들은 창의력을 발휘해 마음껏 도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제부터 CEO의 C는 '체인지'(Change)"라며 스스로를 '변화관리 최고책임자'로 규정했다.
정 CEO는 올해 대규모 해킹 사태가 있던 통신 사업과 관련해 "고객이 곧 업의 본질"이라며 품질·보안·안전 등을 핵심으로 고객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적 성장 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지를 중시하는 '실질 생산성'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핵심 경영 지표를 기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에서 ROIC(투하자본이익률)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CEO는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AI 사업을 지목하며 "그동안 다양한 실험과 인큐베이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유무형 자산을 축적했다"며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의 속도에 맞춰 경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설루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제조 AI와 독자 AI 모델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전환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과제도 제시했다.
AI 전환(AX)과 관련해서는 특정 부서가 아닌 전 구성원이 참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전 구성원 대상 AI 도구 활용 지원, 업무용 AI 개발 프로세스 정립, 아이디어 교류를 위한 AX 대시보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 문화와 관련해서는 역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정 CEO는 "다시 뛰는 SKT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구체적 실행을 위한 '진취적 역량',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갖춰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근본은 성의를 다해 듣는 데 있다'는 의미의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라는 목민심서 구절을 인용해 "그간의 경험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강점이 되고 있다"며 "겸손과 존중의 자세로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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