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부동산·인프라·제조업 투자 모두 감소…경제 전반 경계심 증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의 투자가 지난달에도 감소하면서 연간 기준 투자액이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올해 1∼11월 고정자산 투자가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1∼10월 고정자산 투자는 1.7% 감소했는데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고정자산 투자는 공장·공공 인프라, 주택과 같은 자산에 대한 자본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제조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1월 한 달간 투자 규모가 작년 동월 대비 11.1% 감소하며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NYT는 중국이 30년 여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투자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전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1980년대 후반 이후 공장·건설·공공사업에 대한 투자는 매년 증가해왔는데 고정자산 투자 감소세가 11월에 더 가팔라지면서 "역사적인 투자 위축의 문턱"에 와 있다는 것이다.
NYT는 "올해 하반기에 시작된 투자 위축은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신문은 고정자산투자의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인 부동산, 인프라, 제조업 투자가 동시에 모두 감소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문제들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2021년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으로 촉발된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경제의 고질적 문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로 자금이 부족해진 지방정부는 이전과 달리 공공인프라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과도한 출혈경쟁을 억제하려는 당국 노력으로 신규 공장 투자도 둔화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부동산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NYT는 지적했다. 과도한 아파트 공급과 장기간 이어진 주택 가치 하락이 기업 신뢰를 뒤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출신으로 1990년대에 중국으로 건너와 남부 주하이에서 제조업과 부동산 개발업체를 운영하는 젠팅짜이(69)씨는 경제 불안으로 고객들이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 제조업체는 공장을 폐쇄하고 신규 시설에 대한 모든 투자를 동결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모두 미친 듯이 고정자산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통계국은 11월 지표를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투자는 감소했지만 청정에너지 기술과 같은 주요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나 중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도 지난 11일 발표한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에서 내년 정책 우선순위 중 하나로 투자 증대를 꼽았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황쯔춘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15일 보고서에서 "정책 지원이 향후 몇 달간 부분적인 회복을 이끌 수 있겠지만 2026년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의 성장이 약세에서 벗어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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