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분석… 전세계 '관세 롤러코스터'
AI 붐과 거품론…'골드 러시'와 약달러
파티로 시작해 '패닉'으로 끝난 코인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올해 세계 경제는 혼란과 호황이 엇갈렸다.
백악관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상호관세 정책을 강행하며 세계 각국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관세 롤러코스터'를 탔다.
인공지능(AI) 열풍은 뜨거웠다. 주식 시장에서 AI 종목들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가 기록을 쓰며 가파르게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올 한해의 세계 경제의 주요 트렌드를 정리하며 이같이 짚었다.
FT에 따르면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발표한 상호관세는 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의 대표 주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수일 새 15% 떨어졌고, 월가 공포 지수인 변동성 지수(VIX)는 57.5로 치솟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 세계 선진국·개도국 증시를 반영하는 지수인 'MSCI 올 컨츄리 월드 지수'(MSCI All Country World index)는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관세 부과와 철회를 반복할 때마다 수십 년 만의 최대 폭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미국 빅테크들의 AI 경쟁은 관세 불확실성에 위축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스타 종목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특히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올해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달러 고지를 터치했다.
AI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AI 거품론 우려도 재점화했다.
약달러도 빼놓을 수 없는 흐름이다. 달러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내림세가 시작돼 관세 혼란 속에 곤두박질을 쳤고 2017년 이래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값은 미국의 재정 악화 우려,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약달러 등으로 인해 급등세를 보였다.
'골드 랠리'가 시작되자 투자자들 사이에 '포모'(FOMO·소외 공포)까지 번지며 금값은 이번달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천500달러선을 뚫었다.
금값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1979년 이래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 일본 국채 시장도 요동쳤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년 만의 최고치인 2.04%까지 치솟았고 30년물 금리는 3.43퍼센트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급등은 국채 가격 급락을 뜻한다.
과거 일본 국채는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변동성이 적은 안전자산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올해에는 인플레이션 심화, 정부 지출 부담, 기존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 등이 겹치면서 매도세가 거세졌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는 올해 파티로 시작해 '패닉'으로 끝났다.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지니어스법'이 미 의회를 통과하는 등 정책 수혜가 잇달았고 시장도 달아올랐다.
그러나 과도한 차입(레버리지) 매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가상화폐를 기업가치 증대 수단으로 썼던 '코인 비축주'(CTC)들의 주가도 최대 90% 빠졌다. 올해 가상화폐는 2022년 이래 최악의 하락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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