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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10년, 흑자에서 적자로…'서비스·투자'로 새판 짠다

입력 2025-12-28 06:30  

한중 FTA 10년, 흑자에서 적자로…'서비스·투자'로 새판 짠다
3년 연속 적자 늪…산업 고도화에 상품 교역만으론 한계
서비스·투자 분야로 개방 확대 초점…통상본부장 29∼30일 방중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10주년을 맞으며 중대한 전환점에 섰다.
2015년 12월 20일 발효된 한중 FTA는 체결 당시만 해도 인구 14억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실제로 한중 FTA는 매년 수백억 달러의 대중 무역 흑자를 안겨주며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한중 FTA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2022년 정점을 찍었던 양국 교역 규모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대중 무역수지는 3년 연속 적자로 굳어지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답보 상태였던 한중 FTA 2단계 분야(서비스·투자 등) 협상 재개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 무너진 '수출 효자' 공식…3년 연속 적자 확실시
2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양국 교역액은 한중 FTA가 체결된 2015년 2천274억달러에서 지난해 2천729억달러로 20%가량 증가했다.
교역액 증가와 함께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철강, 화장품 등으로 수출품 다변화도 진행됐다. 수입 또한 저렴하고 다양한 중국산 제품이 유입되며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양국 교역액은 2022년 3천103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부터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한국의 대중 교역액은 2천42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감소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대중 무역흑자 기조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2018년 556억달러라는 기록적인 흑자를 냈던 대중 무역수지는 2023년에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역시 3년 연속 100억달러 내외의 적자가 확실시된다.
다만 이는 FTA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국 산업의 급속한 기술 발전과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외부 환경 변화의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이라는 국가 전략하에 정부의 천문학적인 지원과 공격적 투자를 앞세워 첨단 부품과 중간재의 자급도를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가 더해지면서 이러한 흐름은 한층 가팔라졌다. 한국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에서 중국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며 한국산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던 과거의 구조는 깨졌다.
시장에서는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구조적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 정부, '서비스·투자' 개방으로 경제 영토 확장 속도
이에 정부는 더 이상 물건만 팔아서는 중국 시장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와 투자 분야로 교역의 저변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1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 협의에 속도를 내고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당국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FTA 2단계 분야 협상을 가속하기로 했다. 또한 희토류 등 공급망 핵심 품목의 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양국 간 소통도 지속하기로 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29∼30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통상 수장과 만난다.
여 본부장은 지난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중 FTA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한중 FTA를 상품 위주 교역에서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 등 분야로 교역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내년 베이징에서 제7차 한중 FTA 공동위를 중국 측과 열어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협력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 '한한령 해제' 기대와 희토류 공급 협력 과제
한중 FTA 2차 협상으로 서비스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 이른바 '한한령' 완화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그다음 해에 한국 문화·관광 산업 등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다.
우리 정부는 중국 측에 한한령을 거둬들여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지만, 중국 정부는 한한령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대응해 고충만 있을 뿐 실체가 없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전문가들은 중국 측의 달라진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최근 중국을 다녀왔는데, 중국 쪽에서 서비스 개방에 상당한 의지를 보였다"며 "일종의 자신감일 수도 있고 자국 서비스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이 한중 FTA 고도화의 결정적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 실장은 FTA 2단계 협상을 중국 의존도가 큰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고, 동시에 우리 기업들의 고질적인 애로사항인 지식재산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퇴장한 국제 무역 질서에서 중국이 새로운 리더를 자처하는 만큼, 이제는 우리 기업들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제도적 투명성, 즉 예측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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